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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토훼손 멈춰라"…대추리 주민들, 몸으로 항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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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토훼손 멈춰라"…대추리 주민들, 몸으로 항거

경찰, 중장비와 용역 동원해 강제대집행…주민부상 속출

지난 6일에 이어 15일 오전에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에 대한 경찰의 강제대집행이 강행됐다.

이날 대집행은 법원의 집행명령서 제시 등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중장비와 용역업체 직원 등을 동원해 이뤄졌으며, 이를 막는 주민들과의 격렬한 몸싸움 과정에서 4명의 주민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또 도두리, 대추리 인근의 논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평택 범대위 회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문화예술인 등 총 30명 내외의 사람들이 연행됐다. 이중에는 가수 정태춘 씨와 화가 이윤엽 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날 상당수의 평택 범대위 회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연행되면서 평택 주민들은 15일 밤 혹은 16일에 있을지도 모르는 경찰의 강제대집행 시도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걱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농기계 진입 못하게 농토 훼손…몸으로 포클레인 막아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용역업체 직원 50여 명과 경찰 1000여 명은 평택 도두리 인근 황새울 논에 거대한 구덩이를 파 농기계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평택범대위와 평택 주민 등 50여 명이 황새울 논으로 이동했으나 이미 포클레인은 용역업체 직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가로 2m, 깊이 1.5m 가량의 구덩이를 15m 길이로 파헤쳐 놓은 상태였다.

평택범대위 회원들은 용역업체 직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한편 작업 중인 포클레인 앞에 드러눕거나 포클레인에 매달리며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 1,2)

***인권단체 활동가 연행…주민 부상 속출**

이 과정에서 도두리에 살고 있는 70대 노인 이엄주 씨가 의식을 잃고 실신했다. 그러나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달라"는 주민들의 호소에도 30여 분동안 그를 방치했다.

주민들과 연대단체 회원들의 저항이 계속되자 경찰은 포클레인 주변에서 회원들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약 12명의 인권단체 활동가들을 경찰서로 연행했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타고 있는 봉고차 앞에 앉아 항의했으나, 경찰은 이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60대인 김을주 씨는 손목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고, 이연자 씨는 허리를 다쳤다. 그밖에 이름을 확인 할 수 없는 주민까지 병원으로 옮겨져 이송된 주민은 모두 4명이었다.

(사진3,5)

경찰 및 용역업체 직원들과 주민들 사이의 몸싸움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평택범대위 회원들과 주민들은 손으로 다시 구덩이를 메웠다.

***동시다발 농토 훼손…20명 연행**

그러나 경찰은 오후 5시께 도두리뿐 아니라 인근 대추리, 내리의 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이를 막기위해 도두리 논을 지키던 범대위 회원들과 주민들이 대추리로 몰려간 사이에 경찰은 도두리에 남아 포클레인을 점거하고 있던 20명 남짓한 범대위 회원들과 포클레인이 파놓은 구덩이에 누워 경찰의 강제대집행에 항의하던 문화예술인들을 연행했다.

이 중에는 가수 정태춘 씨와 대추초등학교 전면에 대추리 주민들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이윤엽 씨도 있었다. 또 시인 송경동 씨는 경찰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목을 다쳐 병원으로 실려간 상태였다.

도두리, 대추리 들판에서 경찰, 용역업체 직원과 평택 범대위 회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치하고 있는 동안 대추초등학교에 인접한 미군기지 철조망 너머에도 150명 가량의 경찰병력이 배치됐다.

이에 대추리 주민들도 학교 앞에 쌀 가마니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앉아 경찰의 침입에 대비했으며, 내리에서 포크레인을 점거하고 있던 노동자들도 모두 대추초등학교로 들어와 함께 지켰다.

그러나 대추리, 도두리 들판에서 경찰에 항의하던 이들이 모두 연행되자 미군기지 철조망 너머에 있던 경찰들은 철수했다.

(사진4,6)

***논갈이 투쟁 시작, 농사일정 진행**

평택범대위 측은 당초 전국의 농민이 함께 하는 논갈이 투쟁을 16~17일에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이 트랙터를 검문하고 다른 지역의 트랙터는 대추리로 못 들어오게 하는 등 거듭 방해하자 일정을 앞당겨 이날부터 논갈이 투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오전 9시 30분께 트랙터 다섯 대를 이용해 한 시간 만에 문무인상 옆 논 1만5000평을 갈았다. 주민들은 논갈이를 오는 19일에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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