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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항공기 공습을 총알 두발로 요격? 현실은…

미 무인항공기에 알 카에다 주요 인사 사망, 민간인 오폭도 발생해

한 남자가 눈발이 날리는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에는 또 다른 한 남자가 있었다. 산장에 다다른 그 남자는 정보를 캐내기 위해 끊임없이 산장 주인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갑자기 산장이 폭발했고 이 남자는 공중 폭격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를 쫓는 것은 무인항공기. 무차별적 폭격을 피하며 그는 무인항공기를 단 두발로 요격시켜 위기를 모면했다.

이 이야기는 지난 6일 한국에 개봉한 영화 <본 레거시> 의 남자주인공 '애론 크로스' (제레미 레너)가 추격 당하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비밀 요원인 애론은 자신을 죽이려는 국가권력의 음모에 맞서 목숨을 건 반격을 시작한다. 여기서 그를 쫓은 것은 다른 비밀 요원들이 아닌 무인항공기였다.

▲ 본 레거시 ⓒ 유니버셜픽쳐스
그런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 무인항공기 공습이 현실에서도 존재한다. 미국의 무인항공기는 현재 예멘을 비롯한 중동지방에서 이른바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미국이 택한 알 카에다 소탕 방법

<본 레거시>의 주인공 애론처럼 무인항공기를 단 두발로 요격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멘의 '테러리스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행적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보고 있는 미군의 무인항공기를 당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은 이런 점을 이용해 무인항공기로 알 카에다 주요 인사들에 대한 살상 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알 카에다의 알 시흐리도 무인항공기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AP>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예멘정부는 사이드 알리 알 시흐리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알 시흐리는 6명의 동료와 함께 차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알 시흐리는 예멘 남쪽의 하드라마우트 지방에 있는 집에서 떠난 후 미사일의 공습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알 시흐리 일행이 미국의 무인항공기에 의해 사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미국과 관련한 어떠한 공습도 시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보통 이러한 공격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 사건 이후 예멘 군 관계자 역시 예멘 법의학 팀이 미국의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알 시흐리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했으나 어떻게 죽었는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다만 예멘의 군 관계자는 이 작전의 배후에 미국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멘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로는 그렇게 정확한 공중공격을 시행할 수 없고 예멘의 정보수집능력이 알 시흐리의 움직임을 파악하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AP>는 알 시흐리의 죽음은 예멘의 알 카에다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 시흐리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2인자였다. 그는 미군 수용소인 관타나모에서 6년 동안 복역 후 2007년에 출소하여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남예멘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도자 나세르 알 와히시의 대리인이 됐다.

▲ 미국 무인정찰기 'RQ-170' ⓒ 로이터=뉴시스

예멘에서 빈번한 무인항공기 공격, 왜?

예멘의 알 카에다는 전 세계의 어떤 알 카에다 조직보다도 계획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는 이들이 2009년 디트로이트의 정기여객기 공격과 화물 수송기 폭파사건을 포함하여 미국을 타깃으로 수 차례의 공격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또 2000년에는 아덴항에 정박 중인 미국이지스 구축함 콜(USS Cole)에 대한 자살테러를 시도해 17명의 미 해군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잇따른 예멘 알 카에다의 테러에 미군은 알 카에다 소탕으로 맞섰다. 작년에는 예멘 알 카에다가 벌인 몇몇의 작전에 연루돼 있었던 안와르 알아울 라키를 제거했다. 또 알 카에다의 선도자 격인 사미르 칸을 사살한 것을 포함하여 최근 몇 달 간 예멘에서 알 카에다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사살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알 카에다 무장세력이 현재 예멘 동부 샤브와·마리브·하드라마우트 주의 산악지대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미국은 최근 이들 지역에서 알카에다를 겨냥한 무인항공기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무인항공기의 민간인 오폭

그런데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알 카에다 공격에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동남쪽으로 130km 떨어진 중부 라다 마을에서 알 카에다의 압둘라우프 알 다하브를 노린 무인항공기의 공습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공습으로 알 다하브가 아닌 민간인 14명이 숨졌다.

무인기는 애초 알 카에다의 알 다하브를 노리고 로켓포 2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그가 탄 차량을 놓쳤다. 나머지 한 발이 뒤에 따라오던 미니버스에 맞아 탑승자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중동 일간지 <더 내셔널>은 같은 날 예멘 정부가 민간인이 희생된 이번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부족 대표들을 조사단으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알 다하브는 예멘 중부의 라다에서 알카에다 지부를 지휘하는 카이드 알 다하브와 나빌 알 다하브의 이복형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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