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02년 이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운영해 온 감옥에서 100명 가까운 수감자들이 사망했다는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발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퍼스트(Human Rights First)'의 보고서를 입수한 영국 〈BBC〉 방송은 사망한 98명의 사망자 중 11명의 사인이 의심스럽고 8~10명은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감자 학대에도 불구하고 감옥 관리자들에 대한 처벌은 거의 없거나 미약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최소 34명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거나 살인죄가 확정된 죄수들이었다며 미군 당국은 이를 "의도적으로 혹은 실수로 저지른 살인"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 수감자 학대 시인**
22일 발표될 예정인 이 보고서는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들의 자료와 증언을 분석한 결과다. 휴먼라이츠퍼스트의 데보라 피어스타인 대표는 정보의 신빙성에 대해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 보고서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도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를 할 용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는 이 보고서에 대해 "압도적인 대부분의" 미군들은 법에 따라 행동했다고 옹호하면서도, 수감자 학대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칼릴자드 대사는 "그들도 인간이다. 그들은 법을 어겼고 잘못을 저질렀으며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법체계의 좋은 점은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밥 마샬 앤드류 영국 의원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서가 "이미 알려진 학대에 대한 무시무시한 통계적 증거"를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앤드류 의원은 "수감자 학대와 사망이 조직적인 것이라면 그 책임은 군 최고 책임자에게 있다"며 "그것은 미국과 영국 두 정부 모두에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날 영국본부의 대변인은 감옥에서의 사망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대테러전 기간 중 수감자들의 사망은 우리에게 진정한 우려사항이다"며 "우리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고문과 학대 그리고 수감자들의 사망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평한 조사를 실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엠네스티가 수감자 학대죄가 있는 이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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