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그 동안의 협상에 `채찍'은 너무 많은 반면 '당근'은 너무 적었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안보리 회부 방침을 비판했다.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또 북한처럼 "몰래 우라늄 농축을 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뿐 아니라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나라와의 협상은 통상 "유엔 안보리 밖에서 제재 위협이 없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1981년부터 97년까지 16년간 IAEA 사무총장을 지냈고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31일 온라인매체 맥심스뉴스닷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이란과 직접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릭스 전 총장은,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우라늄 농축에서 손을 떼게 만들고 중동을 대량살상무기(WMD) 청정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공동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예를 들며 "자국이 공격받지 않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으며, 미국ㆍ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수많은 `당근'들이 북한에 주어졌다는 점을 이란이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왜 이란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겠다고 동의하는 나라에는 무력을 동원한 공격이나 의도적인 정권교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이 자발적으로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을 중단함으로써 여러 노력들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멈추게 하려면 특히 안보 측면에서 더 많은 것이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야 하며 외국 테러조직에 대한 이란의 지원 중단 등이 협상 안건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미 군축협회(ACA)에서 행한 연설에서도 같은 의견을 피력하며, 미 정부가 핵실험금지조약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무기 통제 노력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이 "이란의 강경 입장을 더욱 부추기며 문제 해결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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