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이스라엘 인정, 과거 합의 수용 등이 '3대 조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월 30일 런던에서 4개 당사자 회의를 마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원조는 '평화 로드맵'의 이행과 이스라엘 인정 여부에 따라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팔레스타인 새 정부가 '로드맵'을 포함한 이전의 협정을 이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팔레스타인 정부를 구성할 모든 세력들은 로드맵에 따라 비폭력, 이스라엘 인정, 과거 합의 및 의무사항의 수용 등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그러나 즉각적인 원조중단 방침은 밝히지 않았는데, 영국의
당사자들은 하마스가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 평화를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대화 제의…'실용주의'로 입장선회?**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들이 제시한 '조건'을 비난하면서도 EU와 미국 등에 대화를 제의하며 지원을 계속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아난 총장의 성명 직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4개 당사자들은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의) 피해자들에게 점령과 폭정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피해를 준) 이스라엘의 점령과 폭정을 종식하라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팔레스타인 지역이 긴장상태에서 벗어나 안정될 수 있도록 정신적, 재정적 지원을 계속해줄 것을 촉구하며 4개 당사국들에게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의해 하마스가 실용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하니야는 모든 해외원조금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데 쓰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을 위해 쓰여진다고 강조하고 원조금의 용처에 대해 모니터링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하니야의 이같은 발언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앙엘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폭력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EU의 원조자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에게 "자치정부 조직이 기능을 계속하고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정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재정지원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약 6억 달러를 지원해 최대의 경제 원조처였다. 4억 달러를 지원한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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