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범생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범생이

[한윤수의 '오랑캐꽃']<570>

영어를 아주 잘하는 네팔인이 왔다.
경남 김해에서 올라온 지 석 달이 지났건만
아직도 고향집에 돈을 못 부쳤단다.
그가 아는 건 경남은행을 통해 송금하는 방법뿐인데
이곳에는 경남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권했다.
"우선 아무 은행이나 가서 통장을 만들어."
"일요일에 만들 수 있나요?"
"안 되지."

"그럼 언제 가능해요?"
"월화수목금. 평일에."
"평일은 시간이 없는데."
"점심시간에 만들면 되잖아?"
"점심때는 바빠요."
"그럼 조퇴하고 만들지?"
"조퇴는 곤란하죠."
"좀 늦게 출근하고 만들면 안 될까?"
"지각은 말도 안 되죠."
"그럼 시간이 없네. 뭐."
"맞아요. 시간이 없어요."
"그럼 얘기가 안 되지!"

그러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여기서 대신 만들어주면 안 돼요?"
"안 돼."
"왜요?"
"통장은 본인이 아니면 아무도 못 만들어."
"그럼 얘기가 안 되죠!"

돈 못 부친 이유를 알 거 같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