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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세력균형' 깨지나?

'朴 독주체제'에 제동-李 당내 '운신 폭' 확대될 듯

한나라당은 12일 이재오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호형호제 하는 이 의원'이 맞붙은 이번 경선에는 '대권주자 대리전'이란 꼬리표가 달렸었고, 여기서 이 의원이 당선된 것. 이는 당내 역관계의 지형도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재오 선출은 '박근혜식 투쟁'에 대한 반란" **

이번 경선에서 신임 이 대표가 받은 표를 이 시장을 지지하는 표, 혹은 박 대표를 '비토'하는 표로 단정 지어 '대리전'의 승패를 가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친박, 반박 어느 진영에도 포함되지 않은 의원들 상당수가 가세해 이 대표가 선출됨으로써 박 대표가 이끌고 있는 사학법 투쟁에 대한 누적된 피로도를 여실히 드러낸 것만은 분명하다.

이 대표가 받은 72표 중 소위 '반박(反朴) 연대'를 맺은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소장파 그룹의 표가 40표를 넘지 못하고, 그밖에 예상치 못했던 30여 명이 이 의원을 선택한 것은 이런 이유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를 두고 "많은 의원들이 대책 없는 무기한 장외투쟁 기조에 변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당직자는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박근혜식 투쟁'에 대한 반란"이라고 풀이했다.

모두 사학법 무효화 투쟁을 이념 투쟁으로 비화시켜 국회를 등지고 나선 박 대표의 '방법론'에 대한 반감이 당 저변에 확산되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란 것이다.

사실상 원내외를 박 대표 혼자서 총괄하는 '독주(獨走)'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원 위원은 "김무성 의원이 당선됐다면 그 지도력이 박 대표와 구분되지 않는 것이 현실 아니냐"며 "더 이상 박 대표 일인의 독식 체제가 계속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뜻이 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사학법 투쟁에 대한 중간평가의 산물이라는 결론이다.

***박근혜 독주체제 끝나고, 이명박 운신의 폭 넓어질 듯 **

이번 경선 결과가 이 시장의 대권가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도 자연히 힘을 얻는다. 일단 라이벌인 박 대표가 정치적 명운을 걸었던 사학법 투쟁이 동료 의원들로부터 '판정패' 진단을 받으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협상'을 내걸고 표를 모은 이 대표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된 사학법 투쟁에 관해서 (김무성 의원에 비해) 유연한 원내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박 대표식 투쟁에 문제제기를 해 오던 소장파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박 대표가 당내 반발을 묵과하고 등원 거부 투쟁을 계속하든지, 당내 반발에 밀려 우회로를 택하든지 간에 당 안팎의 공격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퇴로 없는 싸움이 바로 박 대표 자신을 향한 화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사학법 투쟁 시작부터 여러 차례 지적돼 온 사실이기도 하다.

또한 이 대표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에 대해 "거부한다는 결정 이후 달라진 것은 없는지 당과 조율해 보겠다"고 밝혔다. "원치도 않던 장관 청문회 때문에 등원을 왜 하냐"는 기존 입장과는 톤이 달라진 것으로, 경우에 따라선 인사청문회를 등원의 매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무성 의원의 당선됐다면 가정할 수 없는 이런 분석들은 원내외를 막론하고 사실상 당을 총괄지휘한 박 대표가 적어도 원내만큼은 쥐락펴락할 수 없게 됐다는 측면에서 박 대표에겐 큰 손실이다. 반면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이재오 대표가 이명박계로 분류된다는 점은 이 시장이 당내 영향력을 발휘할 주요 통로를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력균형 일찍 깨지면 도리어 악수 될 수도" **

다만 박 대표와 이 시장에게 적용되는 이 같은 손익계산서가 한나라당 전체에 상승효과를 일으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시장은 당 밖에서 강하고 박 대표는 당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당내 대권주자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거시적으로 도움이 되는 구도가 아니냐"며 "이 대표의 당선이 이 시장의 원내 영향력 강화로 이어져 자칫 두 후보간의 세력균형이 일찍 깨지는 것은 '악수(惡手)'"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 역시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내 나이에 직접 출마는 못할 망정 내가 누구 대리인으로 이 자리에 앉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지금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패를 가르기에는 이른 만큼 나는 누가 나오든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가 안정되겠다는 희망을 만드는 데에 노력하겠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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