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이 베트남 여성들을 만나러 갑니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세요'라는 광고 현수막을 볼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거나 동남아를 여행하다가 현지 여성들의 싸늘한 눈초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여행 프로젝트가 있다.
과거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이 베트남 민간인을 학살한 지역에서 평화캠프를 열고 위령탑을 세우는 등의 활동을 해온 '나와 우리'라는 평화단체와 여성단체인 '언니네트워크'의 여행기획팀이 함께 마련한 '베트남 여성 평화기행'이 그것이다.
이 여행은 2월 4일부터 12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30여 명이 베트남의 호치민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호이안, 중부마을, 나짱을 거쳐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언니네트워크 여성여행기획팀 한지영 씨는 "여행은 메콩강을 따라 삼각주의 특색있는 마을을 둘러보는 메콩델타투어로 시작해 베트남 민간 봉사단체 굿윌(Good Will)의 안내 하에 호치민 여성박물관, 전쟁박물관을 둘러본 뒤 베트남 여성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지역이었던 중부지역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도 만나볼텐데 이 마을은 일반 관광객의 출입이 쉽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시각에서 베트남전부터 현재 국제결혼시장까지 재조명해본다'는 목표를 야심차게 내세운 '테마여행'인 셈이다. 이 여행에 앞서 사전준비 차원의 '베트남 영상제'도 17일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에서 열린다. 이 영상제에는 전쟁과 여성, 국제결혼, 이주노동, 여성 아시아 여행자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한 씨는 "참가자들이 여행에서 느낀 바를 춤, 노래, 사진, 영상에 담아 '베트남 여성여행전'이라는 전시회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행의 참가 신청은 오는 15일까지이며, 참가비는 98만 원이다. 문의는 www.unninet.co.kr/sistour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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