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의 막이 올랐다. 6일 이재오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데 이어 이미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김무성 의원도 8일 공식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안택수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판세는 일단 이·김 의원의 양강구도로 굳었다.
***'친박 대 반박', '영남 대 비영남'의 싸움**
당 안팎에서는 이번 경선을 향후 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여긴다. 이 의원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김 의원은 박근혜 대표의 '후광'을 각각 업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얼마전까지 사무총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박 대표를 도왔고, 이 의원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선대위원장을 하며 이 시장과 '형님, 아우 사이'가 됐다.
초반 분위기는 일찌감치 출마 뜻을 굳히고 지지세 확보에 나선 김 의원 쪽으로 세가 기운 듯하다. 부산 출신인 김 의원은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영남표를 독식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고, 박 대표와의 '호흡'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수도권·중도성향 의원들을 설득 중이다.
그러나 이 의원의 추격세도 만만찮다. 수도권 의원들이 중심이 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가 이 의원을 추대하며 똘똘 뭉쳤고, 소장파 그룹인 수요모임과도 손을 잡았다. 작년 당헌 개정 당시 박 대표 임기단축을 주장했던 '반박(反朴) 연대'가 재형성된 것이다.
대구출신 안택수 의원이 영남표를 일정부분 잠식할 것이고, 이 시장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이명박계' 영남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도 이 의원 측 표계산에 더하기 요인이다.
***사학법 정국, 결정적 변수로 작용 **
오는 12일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누가 선출되느냐는 당장 사학법 국회 통과 이후 경색된 정국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박 대표 주도의 장외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무기한 투쟁을 하더라도 얻어낼 것은 얻어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명분 있게 후퇴할 수 있도록 인내를 갖고 원내 협상을 해 보겠다"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멀리보자면 임기 1년의 원내대표는 박 대표가 물러나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지도부에 남아 원내를 총괄하게 되는 만큼, 당권·대권을 둘러싼 당내 경쟁에도 상당한 입김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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