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이 가능했던 것은 황 교수가 한국정부의 관대한 지원을 얻는 데 성공한 것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황 교수가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그렇게 빨리 명성을 얻었다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나름대로 이번 황 교수의 논문조작이 가능했던 이유를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우선 황 교수가 6500만 달러의 정부 연구자금을 얻어낸 것은 물론 과학기술부로부터는 '제1호 최고과학자'로 꼽히는 등 한국정부의 지지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점을 꼽았다.
이 신문은 식물학자 출신인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2004년 논문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황 교수가 얼마나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황 교수팀을 방문한 많은 미국학자들에게 감명을 줬던 '분야별로 세분화된 연구조직'이 결과적으로 전체 연구실적에 대한 내부감시 또는 확인을 어렵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과학논문을 유치하기 위한 〈사이언스〉와 〈네이처〉의 경쟁도 황 교수의 논문조작을 가능케 했던 한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두 과학잡지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토대로 논문의 결론이 제출된 데이터에 따른 것인가를 검증할 뿐 사기나 조작의 가능성을 조사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논문유치 경쟁으로 황 교수 논문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필립 켐벨 〈네이처〉 편집장은 스너피 복제에 대한 논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논문심사를 적절하게 했는지, 논문심사 기준 변경 필요성은 없는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또한 황 교수가 외국의 다른 과학자들이 충분한 난자를 확보했다면 자신들도 이뤄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진전을 보고했다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황 교수의 연구결과를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어떤 논문에 대한 궁극적인 검증작업은 다른 연구실에서도 재현되느냐 여부라면서 이번 한국 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연구실에서 황 교수의 실험을 재현하는 데 계속 실패했다면 황 교수 연구논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연구실에서도 인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면 모든 공은 황 교수에게 돌아갔을 것이라고 신문은 부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황 교수 논문조작이 한국 내 젊은 과학자들의 문제제기와 서울대학교 자체조사에 의해 밝혀졌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한국 과학계의 신뢰도 손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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