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불교의 경전 천수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일종의 진언입니다. 이를 세 번 외우면 입으로 짓는 죄를 씻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불교적 신앙의 전승입니다. 이는 본래 고대 인도어로서, 우리에게는 범어(梵語)라는 말로 번역된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있는 말인데, 여기서 "범어"라고 한 까닭은 인도의 힌두교 최고 계급인 "브라만의 말"의 한자음역이기 때문입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세간에서는 흔히들 마술의 주문처럼 쓰이기도 하는데, 애초의 뜻은 "높고 위대하신 이여, 지극히 높으신 이여, 원컨대 그 뜻을 이루소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이 민간에서는 본래의 종교적 의도를 넘어 "좋은 일이 있게 될 것이다, 아, 얼마나 기쁜가"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말이 되었고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 마술같이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식이 된 것입니다.
"저 높은 곳의 뜻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축복이 아닌가?"하는 열망은 기독교에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소서"라는 기원과도 그대로 통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초능력의 힘, 즉 "카리스마"가 자신과 이 세상에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여기에 뜨겁게 담겨 있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에서 "수리"는 지존(至尊)의 존재를 일컫고, 그 앞에 "더더욱 위대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마하"가 붙으면 "대 지존", 내지는 불교용어라는 "대길상존(大吉祥尊)"이 됩니다. "수수리 사바하"에서 "수수리"는 "수리"의 강조사이기도 하고, "지극히"라는 뜻을 가지기도 하며 "사바하"는 "이루소서"라는 기원사이자 다른 한편에서는 이 인간이 사는 "사바세계로"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결국, "위대한 지존의 뜻이 이 세속의 세계에서 완성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의미로 집약됩니다.
이 "수리수리 마하수리"는 우리말에도 문명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루"가 지상에서 높은 곳이라면, "수리"는 공중에서 높은 곳입니다. 정수리 할 때 "수리"가 그 높다는 뜻을 지니고 있고, 수리산의 수리도 높은 봉우리라는 뜻이며 독수리의 수리도 그러하며 임금의 식탁을 "수랏상"이라고 하고 김/수로왕에서 수로도 이 높은 지존의 존재를 뜻합니다. "마하"는 상감마마, 어마마마에서도 나타나듯이 그 존재의 위대하고 지엄함을 표시할 때 쓰입니다.
"수리수리"는 줄여서 "술술"이 되어 "술술 일이 풀린다"고 할 때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높은 곳의 능력이 이 낮은 곳에 미쳐 일이 되어가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가령, "강강수월래"에서 "강강"은 현악기 소리이고, "수월래"는 "술술 풀려라"의 뜻을 가진 기원의 소리이며, 이어 나오는 "쾌지나칭칭나네"는 "기분 좋다"의 한자 쾌(快)를 써서 "아 신이 나는구나"하고 징을 울리는 "칭칭" 소리를 표현한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저 높은 하늘의 뜻과 능력이 내게 미쳐서 자기 인생이 "수리수리 마하수리"처럼 잘 풀려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것입니다.
요사이 우리 사회에는 참으로 복잡하고 심기 상하는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게 일어났습니다. 부디부디, 만사에 모든 일이 술술 풀려 이 고뇌가 많은 사바세계가 살아가기 좋고 기쁜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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