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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계는 3강구도. 우리는 여전히 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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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계는 3강구도. 우리는 여전히 건재해

[뉴스메이커]CEO 릴레이 인터뷰 – 김인수 시네마서비스 사장

(전문) 국내 영화계에 있어 최대 영향력을 자랑했던 투자배급사 시네마서비스를 가리켜 많은 사람들은 이제 '한물 간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아 왔다. 그도 그럴만 했다. 든든한 방벽이 됐던 영화계 파워 1인자 강우석 감독이 수장 자리를 내놓고 나갔기 때문이다. 강우석 감독의 퇴장을 전후해 시네마서비스는 여러가지 내홍과 외부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만드는 영화들마다 실패했으며 이에 따라 자금난도 가중됐다. 강우석 감독과 CEO 김정상 사장이 다소 우여곡절 끝에 나간 후 시네마서비스는 김인수 사장 체제로 재편됐다. 부사장 방에는 장윤현 김상진 두 감독이 들어갔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시네마서비스는 그간 정중동의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다시 과거의 영향력을 서서히 회복중이다. 국내 영화계는 여전히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그리고 시네마서비스의 3강 구도로 움직이고 있다. 충무로라는 고토를 회복하려는 시네마서비스의 영화사업 전략은 무엇인지, 그에 따른 충무로의 지형변화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신임 CEO 김인수 사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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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사장은… 시네마서비스 상무이사였다가 내부 승진 케이스로 사장이 된 인물이다. 시네마서비스, 특히 강우석 감독과는 1993년작이었던 〈미스터 맘마〉의 프로듀서로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제작사 '프리시네마'를 설립, 송능한 감독의 〈넘버3〉, 곽경택 감독의 〈닥터 K〉 등을 제작했으며 2000년 다시 '강우석 사단'으로 합류해 그동안 〈실미도〉 〈공공의 적〉 등 시네마서비스의 굵직굵직한 작품들의 투자와 배급을 이끌어 왔다.

- 5개월 전 사람들은 시네마서비스를 난파선에 비유하는 사람이 있었다.

"영화사업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들이 그랬겠지. 굳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자면 약간의 선체 고장을 일으켰던 때였다고 할까. 지금은 그 결함을 다 수리하고 다시 항해를 떠난 상태다. 그것도 순항중이다."

- 순항중이라고?

"그건 영화시장의 전체 구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영화계는 여전히 우리를 포함해서 3강구도로 움직이고 있다. 내년도 배급작품 수만 18편 정도가 된다. 결국 우리는 다시 예전의 자리를 찾은 셈이다."

- 그렇게 제 자리를 찾게 된 계기는 뭔가?

"지난 몇 년간 시네마서비스는 주식 상장회사로서의 여러 자격과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전신인 플레너스 그룹 등을 만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회사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영화 사업과 주식 상장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칫 머니 게임만으로 큰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유혹을 버렸다. 영화를 열심히 만드는 순수 제작사, 순수 투자배급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금융자본의 자본증식 과정으로 큰 돈을 마련하지 않는 대신 적정 규모의 제작비로 경쟁력 있는 영화들을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화 한 편이 망했다고 해서 주식가격이 폭락해서 회사가 흔들린다든지 또 그 반대가 되 서 흥청망청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꾸준히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현재 시네마서비스의 목표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마디로 뱃속이 편해졌다. 왜냐고? 우리는 다른 건 몰라도 영화를 잘 만들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싸이더스FNH나 MK픽쳐스 등 많은 영화사들이 우회상장의 방식을 통해 큰 규모의 자본을 마련하고 그걸 토대로 영화를 공격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마치 그게 요즘은 유행이 된 듯싶다.

"우리는 그런 방식이 결코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았다. 영화판에서는 꾸준히,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자다. 영화 한편 한편으로 일희일비해야 하는 구조는 오래가지 못한다."

- 그렇게 자신하는 내년도 영화 라인업을 말해달라.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왕의 남자〉가 시작이다. 명계남 씨가 출연하는 〈손님은 왕이다〉와 조승우 강혜정 커플 주연의 〈도마뱀〉같은 영화, 또 〈황진이〉 등등이 있다. 〈손님은 왕이다〉 같은 영화를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 제작비가 20억원이 채 안드는 영화다. 아까 얘기했던 규모의 경제학이 적용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로 강우석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한반도〉 같은 작품이 있다. 작은 영화에서 큰 영화까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다양성이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우리의 승부수가 있다."

- 시네마서비스와 강우석 감독과의 관계는 어떻게 돼 있나?

"강 감독은 여전히 우리 회사의 대주주로 남아 있다. 전체 지분의 60%가 강감독의 소유라고 생각하면 된다."

- 그렇다면 굳이 강 감독이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뭔가?

"알다시피 강우석 감독은 흥행감독이다. 그것도 메가 히트작만을 만들어 온 인물이다. 강 감독은 현재 작품을 만드는 일에만 매진하고 싶어 한다. 결국 시네마서비스의 경영을 후배 영화인들에게 넘긴 셈이 된다. 그리고 회사 경영에는 일체 간여하지 않고 있다."

- 국내 영화산업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영화사업은 항상 굴곡을 겪게 마련이다. 때론 성공하고 때론 실패한다. 어떻게 보면 작게 성공하고 크게 망할 때가 많다. 영화사업은 돈으로 흥하면 돈으로 망한다. 그러니까 영화사업은 자본싸움이 돼서는 안된다. 컨텐츠 싸움이 돼야 한다. 작품으로 성공하면 오래 간다. 망하지 않는다. 고래의 진리인 셈인데 한때 우리는 옆길로 간 적이 있다. 많은 대가를 치르고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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