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이 자본의 논리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문화재 등록 예고된 스카라극장이 최근 소유주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기 시작한 것. 소유주측은 문화재로 등록되면 건물의 매매와 개보수가 어려운 점을 내세워 철거 방침을 굽히지 않는다지만, 정부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 근대문화유산 등록제는 국보나 보물이 아닌 개화기 이후 건립된 건축물 중에서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것에 한해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하는 제도로 강제성은 없다.
1935년에 지어진 스카라극장은 70여 년의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수도극장에서 스카라극장으로 이름은 바뀌었을지언정 1930년대 건축물의 원형은 고스란히 보존해 온 귀중한 문화재다.
철거 중인 극장의 흉물스런 외관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개발논리와 재산권 보호에 떠밀려 점점 사라지는 건축물이 스카라극장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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