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4년 장수 프로그램인 〈PD수첩〉의 잠정 방영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MBC 경영진이 사실상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어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안팎의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최문순 사장 등 MBC 임원진은 7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황우석 교수 논문진위 논란으로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 〈PD수첩〉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MBC 한 관계자는 "경영진은 6일 대체 프로그램 방영 뒤 13일자부터 〈PD수첩〉 프로그램을 계속 방영해야 할지를 놓고 심사숙고를 거듭해 왔다"며 "그러나 여론의 질책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또 방송위원회가 8일 보도·교양심의위원회를 열어 중징계를 내릴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PD수첩〉을 방영하는 것이 무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 결정은 완전 폐지가 아니라 엄밀히 말해 폐지를 포함한 잠정 중단으로 봐야 한다"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는 올해 성기노출 사고와 상주 압사 참사 사고로 각각 〈음악캠프〉와 〈가요콘서트〉를 폐지한 바 있으나 프로그램 타이틀을 변경해 현재 〈쇼! 음악중심〉 〈MBC 가요 큰잔치〉 등을 방영하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90년 5월 첫 방영을 시작으로 올해 7월 27일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600회를 방영했으며, 그동안 엠네스티 언론상과 방송위원회 대상, 민주시민언론상 본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고 있다.
한편 〈PD수첩〉의 잠정 방영중단 결정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상훈)는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한 차례 긴급총회를 통해 대국민 사과성명을 채택했던 시사교양국 PD들도 크게 동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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