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빈 라덴 사살 전말 폭로, 미국 정부 거짓말했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빈 라덴 사살 전말 폭로, 미국 정부 거짓말했나?

빈 라덴 체포 작전 참가했던 전직 요원 "저항 없는데도 수 차례 발포"

지난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가했던 군인이 쓴 <No Easy Day>(만만한 날은 없다)에서 빈 라덴의 사망 당시 정황이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와 다른 입장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No Easy Day>는 빈 라덴 체포 작전을 수행하고 퇴역한 SEAL 6팀 소속 맷 비소넷(필명 마크 오언)이 작전의 전말을 기록한 책이다. 비소넷은 이 책에서 지난해 5월 1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전개된 작전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이 대원들에게 위협이 될 만큼 강력하게 저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빈 라덴의 저항 때문에 생포하지 못하고 사살할 수밖에 없었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다.

비소넷은 작전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빈 라덴의 은신처에 진입하여 척후병 바로 뒤를 쫓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캄캄한 계단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거의 다 올라왔을 무렵 총소리를 들었다. 올라가 보니 한 남성이 침실로 몸을 피하고 있었고 SEAL 대원들이 그를 쫓고 있었다.

그 남성은 머리 오른쪽에 구멍이 보일 정도로 총상을 입은 채 피를 흥건하게 흘리며 바닥에 쓰려져 있었다. 그의 옆에는 두 명의 여성이 흐느끼고 있었다. 비소넷과 그의 동료들은 쓰러진 남자의 피묻은 얼굴을 닦아 내고 나서야 그가 빈 라덴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 빈 라덴이 사살 당한 은신처 내 침실 ⓒAP=뉴시스

빈 라덴을 확인한 대원들은 두 여성을 한쪽 구석으로 끌어냈다. 이후 다른 대원들은 뒤척이던 빈 라덴이 다시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수차례 더 발포했다. 빈 라덴의 사망을 확인한 후 비소넷은 출입구 근처에 있는 무기 두 정을 찾아냈다. 하지만 무기에 손을 댄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와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작전 직후 미 정부 당국은 빈 라덴이 무기를 잡으려고 침실로 되돌아갔다고 추정하여 발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침실에는 빈 라덴의 무기가 없었다는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빈 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사살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비소넷의 진술에 백악관은 구체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토미 비터 백악관 대변인은 <AP>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그날 밤 오사마 빈 라덴에게 심판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작전을 수행한 병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 작전은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이들의 전문성과 애국심, 용기를 보여준 사례"라고만 말했다. 빈 라덴 사망과 관련한 구체적 사실 확인은 피한 셈이다.

백악관의 공식 발표가 없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이 사안이 다시 이슈화되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곧 대선이 있는 시점에서 오바마 정부 대외 정책의 최대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빈 라덴 사살에 흠집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역시 책의 사본을 입수했으나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No Easy Day>의 출판을 맡은 한 펭귄그룹 소속 더턴 출판사는 이 책의 출간을 일주일 앞당겨 오는 9월 4일에 내놓기로 했다. 출판사는 언론의 지대한 관심에 호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No Easy Day>는 29일(현지시간) 현재 아마존닷컴과 반스앤노블에서 예약판매 1위에 올라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