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정부가 고문을 묵인하고 나아가 승인까지 하고 있다고 스탠스필드 터너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주장했다고 영국 <ITV>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7년부터 1981년까지 CIA 국장을 역임한 터너는 이날 <ITV>와 단독 인터뷰에서 딕 체니 부통령을 가리켜 '고문 담당 부통령'이라고 칭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
해군 제독 출신이기도 한 터너 전 국장은 'CIA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정보를 왜곡해 오고 있다'며 CIA의 개혁 주장을 펴 오면서 미국 정부를 상대로 고문의 부당성에 대해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억류 및 고문과 관련, "우리(미국)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위험한 지경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은 어떠한 경우라도 고문은 금지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상원의 고문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터너 전 국장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은 고문을 수사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며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루마니아의 미하일-코갈니세아누 공군기지 등 비밀수용소 유력**
이어 터너 전 국장은 체니 부통령에 대해 "미국에 고문 담당 부통령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당혹스럽다"며 "그는 고문을 묵인하는데 그러면 그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고문을 위한 CIA의 비밀수용소들은 '블랙 사이트'로 불리며 테러 용의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과 같은 지역에서 체포된다고 공개했다.
이들 테러 용의자는 CIA가 통제하는 비밀 항공기에 의해 해당국의 사법권밖에서 운용되는 비밀심문센터가 있는 국가들로 이송된다는 그는 덧붙였다.
<ITV>는 비밀신문센터의 위치를 확인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루마니아의 미하일-코갈니세아누 공군기지가 그러한 장소 중 한 곳으로 추정되는 등 몇 가지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터너 전 국장의 주장에 대해 베트남전 고문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은 공감을 표시하면서 정보를 얻기 위한 고문 행위는 부도덕적이고 효과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잠재적인 적들이 미국인들에게 똑같은 행위를 하도록 부추기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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