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17일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다.
내달 1일 미 스탠포드대 리더십 센터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는 고 전 총리는 작년 4월 같은 대학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조언을 듣고자, 2주 전에 방문을 요청했다.
고 전 총리는 18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문병을 가지 못해 이번에 문병을 겸해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며 "다른 배경이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방문에서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 등 정치 현안과 관련된 대화가 오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정치 얘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며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고 전 총리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행정과 인터넷을 접목시킨 '오픈 시스템'을 도입했던 것을 얘기하며 "UN에도 보급하게 됐다고 하니 잘 된 일"이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역시 고 전 총리의 작품인 월드컵 공원을 둘러본 소감을 말하며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월드컵 대회도 잘 치러냈다"는 칭찬도 뒤따랐다고 한다.
고 전 총리는 오늘 23일 연세대에서 '창조적 실용주의'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퇴임 후 첫 국내 강연이라 동교동을 방문한 것과 맞물러 자연히 본격적 대권행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일정기간 강의 요청을 사양해 왔지만 1년 반 정도 거절하다 보니 계속 요청을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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