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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불법도청, 사실이 아닌 것 억지로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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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불법도청, 사실이 아닌 것 억지로 만든 것"

"청와대 나와 마음고생 안할 줄 알았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16일 임동원, 신건 두 국정원장이 불법도청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사실이 아닌 것을 억지로 만든 것"이라며 현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무리한 일, 반드시 흑백 가려질 것" **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두 전직 국정원장은 내가 같이 일을 해서 잘 아는데 '내가 절대로 도청을 하지 말라'고 했더니 '도저히 할 수가 없고 할 필요가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더라"고 회고하며, "대통령이 못하게 하는 것을 국정원장이 어떻게 하냐"며 도청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두 전직 국정원장을 완전히 믿는다"고 강조하며 "이 일은 무리한 일이고 반드시 이번 일에 흑백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도청 파문으로 '국민의 정부'가 입은 타격을 의식한 듯 "내가 대통령을 그만 두고 청와대에서 나올 때에는 이제 편하게 살고 마음고생을 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안 되고 지금도 힘들게 사는 것을 보니 내 인생이 그런 것 같다"며 청와대를 향한 유감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이 정치적 음모"라며 한 자락씩 풀어내는 현 정권 비판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다 들은 뒤,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작심한 듯 이같은 맹성토를 쏟아냈다고 한다.

***"남은 속여도 자신은 못 속여…정치인은 정도로 가야" **

김 전 대통령은 이낙연 원내대표가 '정치적 조언'을 구하자 "마누라는 속여도 거울 속에 비친 자기의 눈은 속일 수 없다"며 '정도(正道)'를 유난히 강조했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을 무리하게 만들고 있다"며 불법도청 수사를 비판한 앞 맥락과 맞물러 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도를 가는 것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정도로 가야 한다"며 "정치 시장에서 물러나는 그날까지 몇 십 년이고 정도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가 다행히 지금은 살아 있지만 내가 죽었더라도 역사가 나를 평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에 내가 있고 나는 소신을 목숨과 바꿨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에게 한 마디씩 덕담을 건넸던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은 50년 걸어 온 길을 한번도 바꾸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갈 길이 분명하다"며 "한 대표가 누구보다 이것을 잘 알고 있으니 한 대표 책임 아래 한국 정치에 이바지 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대중 도서관'에서 1시간 20여분 간 진행된 이날 환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시종 정정한 모습을 보였고 "요즘은 식사도 보통으로 하고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다"며 "건강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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