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15일 국회 예결위에서 최근 정부 여당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호남 고속철 조기 착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노 의원은 "호남 고속철 조기 착공이 이미 용도폐기 되고 만 다른 지역 공항을 착공하게 만들었던 논리의 재연이 아니길 바란다"며 수익성이 없어 폐쇄되거나 공사가 중단된 여러 지역 공항의 예를 들었다.
실제로 2002년 386억 원을 들여 신축한 경북 예천 공항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지난 5월 폐쇄됐다. 경북 울진 공항은 작년까지 1038억 원을 들여 공사를 80% 정도 마쳤고 올해 완공 예정이었으나 경제적 타당성을 이유로 감사원이 완공을 2007년으로 늦출 것을 권고했다.
호남 지역에서도 전남 무안 공항이 2004년 개항할 예정으로 사실상 공사를 마쳤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개항이 2007년으로 미뤄졌다. 전북 김제에도 공항 건설을 목적으로 부지 매입을 마친 상태나 항공수요를 과다 책정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이 재조정을 통보한 상태다.
이에 노 의원은 "이들 지역 공항은 하나같이 타당성 검토를 거쳤지만 합리적인 검토가 아니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정치적 검토'가 주가 됐기 때문에 용도폐기를 면치 못했다"며 "'정치적 검토'란 주로 다른 도에는 있는 공항이 우리 도에만 없다는 정치권의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해찬 국무총리는 "그동안 미정으로 있었던 무안 기업도시가 확정돼 착공단계이고 해남-영암 관광레저도시도 착공단계에 있어 호남 쪽에 새로운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현재 타당성 조사와 이 같은 새로운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조기 착공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올해 초만 해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호남 고속철의 조기 착공에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 왔으나,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고속철은 경제성과 같은 기존의 잣대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직후 "상황에 변화가 생겨 호남고속철 건설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입장을 급선회해 '말 바꾸기'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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