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아르헨티나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일전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대통령이 자국이 보유중인 미국의 최신예 전폭기 F-16을 중국이나 쿠바로 보내 해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판매한 F-16전폭기들의 부품판매를 중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차베스는 "만일 미국이 우리에게 판매한 F-16 기종의 부품공급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 기종 중 10여 대를 중국이나 쿠바로 보내 해체를 해서라도 이 기종의 기술을 습득해서 필요한 부품을 구할 것"이라고 발표, 미국정부의 부품판매 중단 결정에 맞불을 놓았다.
이에 앞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이 기종의 부품공급 중단을 결정했으며, 베네수엘라가 다른 공급처를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이스라엘의 F-16 전폭기 부품 수출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협정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차베스가 미국정부를 향해 이 전폭기들을 중국이나 쿠바로 보내 해체를 할 수도 있다고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다분히 중국을 의식해 이해득실을 따진 정치적인 발언일 수도 있지만 만일 그의 발언이 현실화 된다면 미국정부와 F-16전폭기 생산회사에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베네수엘라 국영 ABN통신은 1일'베네수엘라 정부는'시몬 볼리바르' 로 명명된 자체 통신위성을 쏘아 올릴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위성 제작과 발사는 중국과 베네수엘라 기술진이 동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베네수엘라는 90여 명의 과학자들을 중국으로 보내 제작과 발사 과정의 기술을 습득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 볼리바르'라는 이름이 붙은 통신위성의 설계도와 모형도를 손에 든 차베스는"이 통신위성 제작에는 비밀이 없으며 전적으로 무선통신과 지역 내 화합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중국은 대국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미국과는 다르게 제국주의가 아니다"라면서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부터 신기술을 빠르게 이전 중에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아르헨 현지 정치평론가들은 차베스의 이와 같은 발언을 놓고 중국으로부터 더 나은 기술의 이전과 통신위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관심을 보일 최신예전폭기 F-16카드를 들고나온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차베스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살펴보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엄포용만은 아닐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4일 1000여 명의 대규모 호위군단을 이끌고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제4회 미주정상회담장을 방문하는 차베스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향해 어떤 독설을 뿜어댈지가 관심사다. 또한 이와 같은 차베스를 견제하기 위해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 정상들과 단독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이 IMF와의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키르츠네르 대통령과 정치적인 재기를 바라는 룰라를 향해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가 이번 미주정상회담 최대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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