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나라당내 소장 그룹인 수요모임 소속 원희룡, 박형준 의원이 동시에 당의 내부개혁과 체질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이미 기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쇄신작업에 착수한 데 반해, 한나라당은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박근혜 대표 체제에 안주하다가 지지기반 확대 등을 위한 쇄신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엿보인다.
두 의원은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중원을 공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386세대를 대표하는 소장개혁 세력이 독자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장파 역할론'에 입을 모았고, 같은 맥락에서 수요모임은 이달 중 두 차례 토론회를 갖고 뉴라이트와 뉴레프트 등 비교적 이념에 유연한 '새로운 세력'과의 연대 모색에 나설 계획이다.
***"영남, 부자정당으로 인식되면 수권희망 없어" **
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당이 국정운영 세력이 되기 위해 지지층의 확대개편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이 수구반동, 영남, 부자들의 정당, 젊은층과 괴리된 정당으로 비춰져선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이 "한나라당 집권의 핵심 키"라고 지목한 '부족한 2%'는 바로 386세대로 통칭되는 민주화 세력. 원 의원은 "386세대와 거기에서 나오는 시대적 정당성, 그리고 20~30대 젊은 층의 새로운 마인드에 부응할 수 있느냐가 집권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한나라당이 모아내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내 소장개혁파들이 부족한 2%를 채울 수 있는 독자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여 '중원공략'을 위한 소장파의 역할을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제는 더 이상 소모적인 이념공방이나 단순한 정권비난이 아니라 국민들의 아픔을 실제적으로 대변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박 대표가 '선거전략'으로 채택한 '국가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원 의원은 "국가 정체성 논란은 일부 층의 표를 결집시킨 효과는 있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고, 반면에 광범위한 국민들 사이에서 또 색깔론이냐 하는 질타가 많았다"고 '정체성 논란'의 실익을 평가절하하고 "한나라당은 이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극적 혁신은 당 역동성에 찬물 붓는 격" **
박 의원 역시 "한나라당이 '마의 30%'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합리적 중도세력의 지지를 확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한 당의 내부혁신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개인칼럼을 통해 "큰 흐름에서 볼 때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경쟁은 결국 중원경쟁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며 "여당이 비대위 체제와 조기전대 체제를 통해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적 타켓도 결국은 여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이 '당 쇄신 과제'로 제시한 방법론은 이달 중 확정되는 당 혁신안의 충실한 이행이다. 재선거 승리로 내부 장악도가 더욱 높아진 박 대표가 이후 혁신안에 따른 당직개편 과정에서도 친정체제 강화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장파 진영에서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박 의원은 "당 혁신안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체제를 그야말로 혁신이라는 이름에 준하는 면모일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사실 선출직을 제외하고 모두 바뀌게 되는 이번 당 혁신에서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듯 친정체제 강화라든지 보수화 회귀 등 소극적 방향으로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또 한번 역동성 국면에 찬물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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