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현대의 '최용묵 사장 사퇴' 카드, 북에서 받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현대의 '최용묵 사장 사퇴' 카드, 북에서 받을까?

[해설] 정부의 측면노력과 김윤규의 거취가 변수

현대그룹 최용묵 사장의 경영전략팀 사장직 사퇴는 북한의 '야심가 제거' 요구에 대한 '절충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지난 20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강경자세를 취하면서도 "현대 상층부가 곁에 와 붙어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금강산 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은 바 있다.

북한의 이같은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었던 현대는 '김윤규 전 부회장 복귀,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퇴진'이라는 북한 요구의 최대치를 수용하기보다는 '내부감사 보고서 유출에 대한 책임'을 명분으로 최 사장을 퇴진시키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인사에 대한 북쪽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해온 현정은 회장이 입게 될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북한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현대 스스로도 '북한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안팎의 비난을 모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 사퇴로 정부도 명분 얻어**

문제는 북한이 현대아산의 '성의'를 받아들이고 최소한 금강산 관광에서라도 '1일 600명'이라는 상한설정 조치를 버리고 정상화 조치를 내릴 뜻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향후 행보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우리 정부의 설득·중재 노력과 김윤규 전 부회장의 거취다. 현대로서는 전문경영인 몇 사람을 더 사퇴시키는 식의 추가조치를 또다시 취하기는 어려워보이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현대의 외부에서 도움을 주는 노력이 필요한 국면이다.

최 사장의 사퇴는 그간 현대의 대북사업에 대해 '현대와 아태평화위 간 당사자 문제'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정부에게도 대북 설득과 양자 간 중재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도 27일 열리는 개성 남북경협사무소 개소식과 11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를 무대로 북한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의 정상화를 설득할 전망이다.

"당사자간 협의를 지켜보면서 11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라는 당국간 채널을 통해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해 나가겠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25일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측에서도 '야심가 제거'라는 북한의 요구가 최 사장의 사퇴로도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정부의 중재 노력이 그런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점차 확대되고 공고화되는 남북경협에서 현대 문제라는 걸림돌을 치우기 위해서라도 이제 정부가 나설 때가 됐다고 말한다.

***김윤규 '명예직 복귀' 가능할까**

북한이 '정주영·정몽헌과 동급'으로 보는 김윤규 전 부회장도 여전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열쇠 중 하나를 쥐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에서 귀국하면서 "대북사업에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던 김 전 부회장이 고문 등의 자격으로 현대아산에 복귀해 백의종군한다면 북한도 더이상 김 전 부회장의 일을 문제삼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대측에서는 김 전 부회장의 복귀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지만 고문 등 실권이 없는 명예직으로의 복귀는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현대 안팎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김 전 부회장의 귀국 이후 북한이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하자는 팩스를 보내고(25일), 김 전 부회장의 아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민단체의 금강산 관광 행사에 대학생 1600명의 관광을 허용하고(26일), 최 사장이 사퇴(27일)한 것 등은 모두 김 전 부회장과 북한 간에 오고간 교감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그 종착지는 그가 현대의 대북사업에 복귀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처럼 행동한 것은 책임지겠다"는 그의 '화해 메시지'에 현정은 회장이 어떤 식으로건 반응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1월 초로 예정된 현 회장과 리종혁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의 만남 전에 현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