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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0년7월 공권력이 한 짓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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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50년7월 공권력이 한 짓을 알고 있다"

<MBC스페셜>, 경산 '코발트 광산' 양민학살 재조명

4년 전인 지난 2001년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작진은 경북 경산의 옛 코발트 광산에서 유골 무더기를 발견했다. 한국전쟁 개전 초반 이곳에서 민간인 대량학살이 벌어졌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발굴작업에 들어가 보니 사실상 산 전체가 거대한 공동묘지였다는 사실이 비로소 밝혀진 것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2005년 현재까지도 이곳의 유골들은 아직 유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차가운 갱도 안에서 기름덩어리들과 함께 묻혀 있다. 더군다나 경산시와 대구 IB그룹은 유골발굴 작업 없이 이곳에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며 기공식까지 가진 상태다.

도대체 4년 동안 경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MBC는 오는 23일 저녁 11시 40분에 방영되는 <MBC 스페셜-1950~2005, 코발트 광산에서 생긴 일>(연출 이채훈) 편에서 남겨진 유족들과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무덤광산'은 우리 사회의 찌그러진 양심 대변"**

경북 경산시 평산동에 있는 '무덤광산'은 원래는 1930년대 후반에 일제에 의해 개발된 군사용 광산으로, 1940년대 초반에 폐광될 때까지 대동아 전쟁에 소요되는 군사용 코발트가 생산되던 이른바 '보국광산'이었다.

그 후 세인들에게 잊혀져가던 코발트 광산은 1950년 7월과 8월 사이에 별안간 거대한 '무덤광산'으로 변하고 말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이곳에는 대구형무소 수감자와 보도연맹원 등 3500여 명이 끌려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학살당했다는 것이었다.

광산으로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김종철 씨는 2001년 MBC 제작진에게 유일하게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려 당시 상황을 증언해 주었지만, MBC 제작진이 올해 다시 찾아갔을 때 그는 이미 세상을 등진 상태였다. 그나마 살아남아 있는 생존자들 또한 고령인데다가 지금도 관련 증언을 주저하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왜 생존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고, 유족들은 유골발굴 작업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제작진은 여전히 연좌제의 어두운 그늘 아래 놓인 유족들의 말 못할 사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발굴작업을 가로막고 있는 경산 시의 행태를 돌아보며 우리 사회의 찌그러진 양심을 반성해본다.

연출을 맡은 이채훈 PD는 "남겨진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피해보상이 아니라 최소한 유골이라도 수습해 안장해 달라는 것"이라며 "유골들이 편안히 안장되지 않는 한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벌어진 양민학살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사회 전체를 짓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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