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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Easy'의 슬픔은 계속된다

뉴올리언스에 흑인폭행, 안락사 의혹 등 번져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황당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미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무고한 흑인을 구타하는 장면이 공중파를 타고 나가 흑인들의 공분을 산 데 이어 집단 안락사 의혹까지 터져나와 미국인들을 전율케 하고 있다. 카트리나가 지나간 지 한 달이 넘도록 'Big Easy'(뉴올리언스의 별칭)의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신 24구 무더기 발견, 홍수 때문이었나**

집단 안락사 의혹은 허리케인 복구 과정에서 뉴올리언스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에서 시신 45구가 무더기로 수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이 병원의 의료진들은 카트리나로 강둑이 무너지고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긴 가운데 무더위 속에 전기도 끊어지고 물도 없고 위생 처리도 할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서 시련을 견뎌낼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환자들을 안락사시키는 문제를 반복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애나 검찰은 의사들이 입원중이던 환자를 집단 안락사 시킨 혐의를 잡고 안락사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시신들을 모두 부검하면서 수사에 나섰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병원 의사인 브라이언트 킹은 안락사가 행해졌는지는 목격하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될 무슨 일인가가 벌어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한 의사가 주사약을 제조한 뒤 환자들에게 '당신들 기분을 좋게 해줄 것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킹은 당시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는 병원이라기보다 피난처 같았으며 사람들이 언제 구조될지도 모르는 채 죽어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안락사 논의는 논의 이상의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병원에 있던 312명의 환자들은 급식도 부족하고 기온이 43℃까지 오르는 극한 상황에 처했었다고 한다. 킹은 카트리나가 내습한 지 사흘 뒤인 지난 9월 1일 의사들 간에 안락사 문제가 논의됐고, 그 후 2층 병실에 안락사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한 내과 의사를 포함한 2명의 의사와 병원 행정 관계자와 환자들만 남겨져 있었다고 말했다.

미 연방법은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오리건주 등 일부 주에서는 '품위 있는 죽음에 관한 법' 등으로 제한적인 허용을 하고 있다. 현재 연방 대법원은 안락사 허용권의 소재가 주 정부인지 연방 정부인지를 심리중인데, 뉴올리언스 의혹의 경우 환자 본인들이 원한 죽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락사가 아닌 '집단 살인'에 가깝다는 문제가 있다.

***뉴올리언스판(版) '로드니킹 사건'**

흑인 구타 사건도 카트리나 당시 불거졌던 흑인 차별적 대응에 대한 비난과 맞물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흑인 구타 사건은 지난 8일 밤 뉴올리언스 시내 '프렌치 쿼터'의 한 호텔 앞에서 경찰 2~4명이 64세의 흑인 남성 로버트 데이비스를 피가 철철 나도록 집단 구타하고 땅에 쓰러뜨려 수갑을 채워 끌고간 사건이다.

이 장면은 <AP> 통신의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APTN> PD에게 포착돼 <CNN> 등에 반복적으로 보도되면서 지난 1991년 LA 흑인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로드니킹 사건'의 뉴올리언스판(版)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흑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경찰이 데이비스가 술에 취한 상태로 사람들을 위협하려고 해 체포했다고 밝힌 반면 데이비스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퇴직 초등 교사라는 점이다. 그는 침수된 집 상태를 보기 위해 뉴올리언스에 들른 것 뿐이었다.

경찰들은 또 이 장면을 찍고 있던 <APTN> PD의 멱살을 잡고 "나는 지난 6주 동안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써 왔다. 썩 꺼저라"고 위협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론이 들끓자 미 법무부는 연방 차원의 조사에 들어갔다. 폭행에 연루된 경찰 3명은 일단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검찰 조사를 거쳐 내년 1월에 법정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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