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5일 운영위를 열어 이달 26일로 예정된 대구동을 재선거 후보를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으로 확정했다.
13대와 14대 대구중구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인 유 후보는 여의도연구소장, 당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당내에서 '전략가'로 꼽힌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일찌감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구동을 재선거 후보로 낙점됐다.
이에 따라 대구동을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이라는 의미를 띠게 되면서 이번 재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박창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치러지게 된 대구동을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텃밭'이어서 유 후보에게 유리한 곳이지만, 대구 지역에서만 세 번의 고배를 마신 이강철 전 수석에 대한 동정의 여론도 만만찮은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15명의 공천신청자들을 탈락시키고 공천신청도 하지 않은 유 후보를 공천한 '무리한' 과정도 한나라당에 감점 요인이다. 비교적 투표율이 낮은 재선거의 특성상 조직표가 당락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한나라당 현지 조직의 상당수가 이탈하는 공천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다.
인근 지역구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사건으로 지역여론도 한나라당에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상대 후보가 대통령의 친구이자 이 정권의 실세라 절대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깨끗하게 싸우고 당당하게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 후보는 주성영 의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사건의 처음부터 밀착해 알아본 바로는 이강철 후보와 연결된 사람이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등 정치공작의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전반이 주장하는 '음모론'에 합세했다.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유 후보는 이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유 후보의 사직이 예정대로 19일 공식 수리되면 여약사회 회장 출신인 문희 씨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공석이 된 대표비서실장에는 주호영, 유정복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박 대표의 구체적인 의견 표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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