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가꾸는 미래'를 꿈꾸며 지난 6월 창립한 문화문(이사장 이근성)이 창립기념특강으로 준비한'미래의 문화' 제4강이 10월 10일(월)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서울 강남구 스텝스 빌딩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특강은 건축가 승효상씨(이로재 대표)가 맡으며 주제는 '건축…우리의 삶을 짓는 것'이다.
건축의 미래를 설계하는 승효상씨의 시각을 일부 소개한다.
"나는 건축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고 믿는 자이다. 우리가 늘 하던 말로, 부부가 같이 오래 살면 서로 닮는다는 것도 한 공간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까닭에 그들의 삶이 그 건축의 규율을 같이 학습하며 그 공간의 지배를 받아 습관도 바뀌고 결국 얼굴 생김도 닮아간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도 1960년 타임지와 회견을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We shape buildings thereafter they shape us.'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는 것, 바꿔 말하면, 좋은 건축은 좋은 삶을 만들지만 나쁜 건축은 나쁜 삶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건축이라는 말 대신 참 좋은 단어를 사용했다. 한자말이긴 하지만 영조(營造)가 그것이다. 우리말로는 '지어서 만든다'는 뜻이다. 그렇다. 집은 세우는 게 아니라 짓는 것이다. 밥을 짓고 농사를 짓고 시를 짓듯이 집은 지어서 만드는 것이다. 짓는다는 뜻은 무엇인가. 어떤 재료를 가지고 생각과 뜻과 마음을 통하여 전혀 다른 결과로 변화시켜 나타내는 것이다."
"집을 짓는다는 뜻은 무엇인가. 바로 삶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즉 사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건축이라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건축은 집을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집은 하부구조이며 그 집 속에 담기는 우리들의 삶이 그 집과 더불어 건축이 된다. 그러하다. 우리의 삶을 짓는다는 것이, 건축의 보다 분명한 뜻이라고 본다."
"좋은 건축은 당연히 우리 인간의 삶의 가치에 대한 확인이다. 우리들의 선함과 진실됨과 아름다움을 날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건축이 참 좋은 건축임에 틀림 없다. 건축은 우리의 삶이 지혜를 통과하면서 지어져 나가는 것이다. 이를 손으로는 결코 세울 수 없을 것이다."
자세한 참가 안내와 신청은 www.toursapiens.com/munhwamun.htm에서 받고 있다.
'미래의 문화' 특강은 문화문 창립기념 사업의 하나로, 우리 미래문화의 꿈과 설계도를 가진 대표학자와 활동가 30명이 1년간 펼치는 '미래문화 집짓기' 작업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