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미국이 아프간에서 한 일이라곤 탈레반 정권을 수도 카불에서 몰아낸 것뿐이다. 하지만 탈레반은 산악과 농촌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아프간의 진정한 권력은 바로 그곳에 있다."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지난 18일 실시된 아프간 총선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와히리는 36년만에 치러진 아프간 총선 다음 날인 19일 <알 자지라>를 통해 방송된 녹화테이프에서 "이번 총선은 (아프간) 군벌들의 테러 위협 속에 진행됐다"면서 "이번 총선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아프간의 여러 지역들이 무장강도나 군벌들의 지배 하에 있기 때문이다. 국제선거감시단은 전체 선거구의 10분의 1밖에 감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 용병(유엔 감시단)들은 일부 도시에서 연출된 선거만을 참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9.11 4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녹화테이프에서 자와히리는 미국이 지난 4년간 아프간에서 한 일은 탈레반 정권을 수도 카불에서 (중ㆍ남부의) 산악 및 농촌지역으로 몰아낸 것뿐이라며, 현 카르자이 정권과 군벌들이 지배하고 있는 카불과 북부지역은 "혼란과, 약탈, 절도, 마약 밀매 등이 성행하는 지역으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엔에 대해서 이번 총선에서 벌어진 부정행위에 눈을 감았다고 비판했다.
"유엔은 인구조사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짐바브웨 총선에 반대했으면서도 군벌들의 테러 위협 속에 진행된 아프간 총선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심지어 투표함을 투표소에 옮긴 것도 군벌과 도적떼, 그리고 미국의 요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엔이 수단 다르푸르의 전범 행위에 대한 처벌을 추진하면서 "100만 이라크 어린이들을 숨지게 한 (미국의) 대이라크 금수조치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고 비판했다.
자와히리는 또 최근 미국이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민주화와 인권존중을 요구하는 데 대해 "지하드(성전) 없이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지하드 없는 개혁은 결국 죽음과 실패를 맛볼 뿐"이라며 "우리가 지하드를 벌이지 않는다면 적들은 결코 우리에게 우리의 권리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키르기즈스탄에서 일어난 일에 기만 당해서는 안 된다. 이곳들에서 일어난 변화는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한 미국에 의해 이뤄진 것들이다. 미국은 결코 이슬람 세력의 권력 장악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슬람 세력의 권력 장악을 허용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에 전면적으로 협조할 때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와히리는 56명의 목숨을 앗아간 7.7 런던테러는 알카에다의 소행이었다면서 "런던 공격은 영국의 오만을 응징하기 위한 알카에다의 영광스런 공격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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