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6자회담 공동선언과 관련, 북한에 200만kW의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중대제안이 '무기한 전력 제공'이라는 애초의 제안에서 '경수로 건설이 완료될 때까지'의 한시적인 제공으로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포 경수로 종료와 함께 제공될 200만kW와 앞으로 논의될 경수로 문제가 중복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당연히 제기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포 경수로는 공동선언으로 종료"**
정 장관은 "제네바 합의에 기초한 경수로는 공동선언으로 종료됐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해 공동선언에 언급한 전력 제공이 신포 경수로의 종료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고 "7월 12일 얘기했던 200만kW 전력 제공이 어떻게 보면 기한을 정하지 않은 송전 계획이었다면 앞으로 이 중대제안의 성격은 기한 내 송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수로가 완공돼서 경수로 전기가 공급되면 그때는 200만kW는 제공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며 "핵 폐기 후 경수로 완공 전까지 특정기간 내에 제공되는 송전계획으로 수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력 제공 비용과 경수로 건설 비용이 중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경수로가 건설되지 않는다면) 송전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경수로 제공과 맞물리게 되면 어쨌든 총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며 "경수로 건설 비용 내 송전선로 건설비용이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수로 완공 시의 관리 문제와 관련해, 정 장관은 "북한은 1단계 회의 때부터 경수로 요구를 하면서 경수로에 들어갈 연료의 공급, 타고 난 연료봉의 재처리와 관리, 경수로의 전체적인 관리를 국제공동관리에 넘겨도 좋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해 미국이 제안한 경수로 공동관리안을 북한도 받아들였음을 확인했다.
***"반기문 외교-라이스 국무 회동 결정적"**
정 장관은 공동성명에 언급된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과 관련한 별도 포럼'에 대해 "한국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것은 명쾌하다"며 "북한도 군사적 실체로서의 한국의 참여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키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에서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는 입장을 고집해 왔다.
정 장관은 "북은 북미간에 직접 해야 된다는 입장이었고 우리는 남북 간에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최근의 정세변화와 관련해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등 이런 좀 유연한 틀 속에서, 넓어진 틀 속에서 얘기할 수 있다는 데에 남북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6자회담이 평화체제 문제를 담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북아 지역의 현대사, 근대사를 보면 단 한번도 4대 강국과 한반도 당사자들이 한반도 문제든, 지역의 안보문제든 어떤 안건에 대해서 합의한 적도 없었고 문건화 한 일도 없다"며 "어떻게 보면 이것(공동성명)은 역사적인 동북아 평화헌장의 성격을 갖게 되는 기초, 헌장의 기초가 되는 합의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와 일본은 직접적인 당사국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것이 우리 정부의 견해이고 또 북이라든지 다른 유관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포럼이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으로 구성될 것임을 거듭 내비쳤다.
그는 이번 공동선언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대화가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낸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4차 회담을 다시 타결 짓지 못한 채 장기휴회로 들어가게 되면 이을 다시 수습하기 굉장히 어려운 국면이 된다는 데 대해 미국도 충분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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