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도 추석을 즐겨야 합니다. 이들은 일년 내내 직장 안에서 기계만 바라보고 제품 찍어내기 일과만 반복해요. 자국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전무하니 이런 명절 때마다 향수가 더 심하죠."
93년부터 설, 추석과 같은 명절만 되면 어김없이 이주노동자들의 향수와 노고를 품어주던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가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맞이 국경없는 마을 축제'를 연다. 시간과 장소는 오는 18일 오후 단원구 원곡본동 '국경없는 마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는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은 전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밀집도가 가장 높고, 지역에 동화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며 "이번 축제가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이주노동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다문화사회로 가는 버팀목이 됐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앉은뱅이병' 걸린 태국 여성노동자 8명과 아프리카 난민 30명도 참가**
안산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대략 5만여 명. 지난해 추석에는 이 가운데 반월, 시화공단 등에서 일하는 500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 어울렸지만, 이번 해에는 3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부품 공장에서 작업하던 중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에 걸려 치료 중인 태국인 여성노동자 8명과 안산에 거주하는 3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이 초청된다.
'아시아의 이해'와 '한국의 이해'라는 주제로 원곡동사무소, 원곡공원, 외국인노동자센터 등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몽골 등 9개국의 부스가 설치된다.
부스별로 각 국가의 전통음식을 나누고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행사가 마련된다. 참가자들은 각 나라별로 의상을 입어보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춤과 노래자랑도 펼쳐지며 부스별 장기자랑 대회 입상자들이 자국을 대표해 경연을 펼치는 공연도 있다. 이에 한국 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공동체에서 밴드로 활동하는 이들도 축제의 흥을 더할 참이다.
***"이주노동자들도 접근가능한 여가문화 필요"**
최근 들어 안산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에는 도박성 게임장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어느새 원곡동에만 20여 개소가 성업중이다.
센터측은 그 원인으로 "이주노동자들도 이제 자신을 노동자로서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도 의식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들이 접근가능한 여가 문화가 전무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명절뿐 아니라 다달이 이들이 모이고 함께 즐길만한 다양한 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