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때맞춰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원심분리기 수출을 재차 확인해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핵심설비로,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비밀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북한은 부인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6자회담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 하루 전인 12일, 데이비드 생거 등 뉴욕타임스 기자 3명과 가진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핵 개발의 주역이자 핵확산의 주범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지난 2년간 심문한 결과 그가 북한에 "아마도 12개 정도의" 원심분리기를 수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칸 박사가 북한에 중국형 핵무기 설계도를 넘겼는지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핵무기 설계도 수출에 대해 무샤라프는 "모르겠다. 그가 외부에 핵폭탄 설계도를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지난 달에도 일본 기자에게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으나 이번 발언은 6자회담 재개 직전, 미국언론을 상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13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이같은 무샤라프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 발언은 북한이 비밀 우라늄농측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미국측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핵폭탄을 만들 정도의 고농도 우라늄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원심분리기 12개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지만 미국 측은 북한이 이 원심분리기를 베껴 자체 제작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슬람권에서는 예외적일 정도로 친미노선을 걷고 있는 지도자로 이 달 초에는 이스라엘과의 수교 교섭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따라서 그의 이번 발언은 현재 진행되괴 있는 6자회담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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