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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핵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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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핵공격한다"

미 국방부 '선제핵공격 독트린' 추진…큰 논란 예상

미국 정부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적에 대해서까지 선제핵공격(Preventive Nuclear Strikes)을 가할 수 있도록 핵전략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AFP통신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이 11일 보도한 '합동핵작전 독트린(Doctrine for Joint Nuclear Operations)' 초안에 따르면 전세계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전역사령관들은 적대세력의 미국에 대한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WMD 확산의 저지, 심지어 이들 무기가 저장된 지하저장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미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세계 각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미군의 각 전역사령관들은 "핵무기의 효과적 사용을 준비할 것"을 규정했다.

이 문서는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의 지시 아래 미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3월 15일 작성한 것으로 아직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결재는 받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 1995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마련된 현행 핵무기 사용 독트린이 선제 핵무기 공격, 또는 적대세력의 WMD 위협을 이유로 한 선제핵공격을 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훨씬 공격적인 내용이며 이에 따라 국제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개정 초안은 우선 적이 미국과 우방, 다국적군, 인구밀집지역을 대상으로 WMD를 사용하거나 '사용할 의도를 보일' 경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재래식 전력으로 적의 생화학무기를 파괴할 수 없고 적이 생화학공격을 해올 것이 확실시되는 경우 미 야전사령관은 대통령에 대해 선제핵공격 승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깊은 지하벙커 속에 감취진 적의 화학 및 생물무기, 생화학공격을 수행하기 위한 지휘통제시설 등을 파괴하기 위한 선제핵공격도 허용했다.

나아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적에 대해서도 적의 강력한 재래식 전력을 분쇄하기 위해, 또는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위해, 심지어 "미국 및 다국적군 작전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 선제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규정해다.

이밖에 '테러와의 전쟁' 연장선상에서 미국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를 국제테러조직 등에 이전하려는 적대세력은 미국의 선제핵공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선제핵공격 전략을 도입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 개정 초안은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대한 억지력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미군이 핵무기의 효과적 사용을 준비하고, 적의 WMD 공격을 저지하고 보복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선제핵공격을 하겠다는 확고한 결단을 과시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는 지난해 중단됐던 강력한 차세대 벙커버스터 개발 계획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초안 공개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기존의 벙커버스터는 폭발 전 자체 무게로 땅이나 바위, 콘크리트층을 뚫고 들어 갈 수 있는 유선형 폭탄 방식인 데 비해, 신형 벙커버스터인 BLU-113은 7m두께의 콘크리트 벽이나 30m 깊이의 땅 속으로 뚫고 들어가 지하구조물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은 "냉전 종식에도 불구하고 WMD 확산으로 핵무기 사용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테러집단과 같은) 비정부 조직과 약 30개 국이 WMD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핵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선제핵공격 전략이 핵무기 확산을 저지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과 이라크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미국의 적대국가들로서는 오히려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는 편이 미국의 공격적인 군사전략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편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등 핵확산금지조약(NPT) 비가입국의 핵무기 보유는 묵인하면서 북한, 이란 등 NPT 가입국(북한은 탈퇴를 선언해놓은 상태)의 평화적 핵이용은 결사 반대하고 있어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NPT에 따르면 핵 비보유국으로서 NPT에 가입할 경우, 핵 보유국으로부터의 핵공격 및 핵공격 위협을 받지 않으며 평화적 핵이용 권한을 보장받게 돼 있으나 미국의 선제핵공격 독트린은 핵 비보유국도 핵공격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어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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