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의 한국 지부장에 한국계 여성이 부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계 한성옥(미국명 세린 워넬) 씨가 최근 CIA 한국지부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CIA 지부장에 한국계는 물론 여성이 부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CIA 한국지부는 주한미국대사관 안에 지역조사과(Office of Regional Study)를 말하는 것으로 공개적으로 벌어지는 일반 외교 활동을 벗어나 한국 내의 특수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미국에 보고하는 일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공식 직함은 '주한미국대사관 특별보좌관 겸 지역문제 담당참사관'으로 알려져 있다.
한씨는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 대사관 영사과에서 사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CIA 한국지부장이던 14세 연상 미국인과 결혼하게 됐고 임기를 마친 남편을 따라 일본과 벨기에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간 한씨는 남편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메릴랜드대에 진학해 학위를 취득한 후 1998년부터 남편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고 전해졌다.
***코메리칸들, FBI 한국지부장 외에도 다수 포진**
한씨 외에도 미 대사관에는 한국계 미국인인 '코메리칸'들이 적지 않다. 최근 대사관 내 서열 3위인 정무공사에 조셉 윤(50) 씨가 부임했고, 공보관에는 태어난 지 10일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던 로버트 오그번(46.한국명 우창제) 씨가 임명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 대사관 정치과 직원 10명 중 절반 가량이 한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 대사관의 한 직원은 "다들 전문적인 분들이고 엄격한 심사에 의해 뽑혀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며 "한국계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사관을 비롯해 미국의 각 기관이 한국 사무소에 한국계를 '전진 배치' 하고 있는 것은 최근 몇 년간 한국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반미감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코메리칸들이 업무의 전면에 나설 경우 '감정'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일들을 수월하게 진행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혈육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음직 하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한국지부장도 한국계 맹모 씨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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