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8월31일 바그다드 시아파 성지 사고의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이라크 내무 당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 여성, 노인들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어린이, 여성, 노인 피해 커**
이라크 내무부의 아드난 압둘 라흐만 대변인은 사망자가 최소 843명, 부상자가 388명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그는 사상자의 대부분이 티그리스 강 위의 알-아이마 다리를 건너던 중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참사 2시간 전 박격포 공격을 받은 이맘 무사 알-카딤 사원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던 중 누군가 '다리 위에 자폭 테러범이 있다'고 외치는 순간 아수라장이 되면서 압사했거나, 일부는 약 25미터 아래의 티그리스 강으로 뛰어 들어 익사했다.
일부는 또 떨어져 나간 다리 난간 밖으로 밀려나가 강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수영을 해 뭍으로 나왔으나 노약자들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강물 속으로 가라앉았다고 경찰 소식통들과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바그다드 시내 시아파 밀집지역인 카디미야 구역에 있는 이맘 무사 알-카딤 사원에서는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박격포 공격으로 최소 7명의 시아파 순례객들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날은 시아파 성인인 7대 이맘 무사 알-카딤을 추모하기 위해 시아파 순례객 약 100만 명이 바그다드에 모인 날이었다.
***국민투표 앞두고 정국 요동…내전 가능성도 점쳐져**
아랍권 방송들은 바그다드 시내 각 병원에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늘어서 있는 장면과 사고 소식을 듣고 수천 명이 생존자를 찾아 강둑 양쪽에 모여든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한편 이날 사망자 중에는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사람도 수십 명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야르무크 병원 당국은 최소 6명이 알-카딤 사원 주변에서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마신 뒤 숨졌다고 밝혔고, 알-킨디 병원은 독극물 중독으로 보이는 시신 20구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이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그 뒤 일체의 음료를 마시지 않고 지친 가운데 방향감각을 잃은 채 섭씨 40도를 웃도는 바그다드 거리를 걸어갔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이브라힘 자파리 이라크 총리는 이날부터 사흘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이 발단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는 이라크 헌법에 대한 10월 15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예견된 정국 혼란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라크가 본격적인 내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헌법 제정에서 공동전선을 폈던 이라크 내 다수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지난 28일 느슨한 연방제를 골자로 하는 이라크 헌법 초안을 수주 간의 협상 끝에 확정했다. 그러나 소수파인 수니파가 이에 반발하면서 집회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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