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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學-言 부동산 커넥션, 서민 두번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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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學-言 부동산 커넥션, 서민 두번 울리나"

[토론회①]언론재단 주최 '부동산 보도,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여당이 준비하고 있는 '8.31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정책발표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정책방향을 호도해 '힘 빼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문제점이 있다고 언급한 이후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수언론 목표는 투기방지 법제화 막자는 것"**

전강수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은 29일 오전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한 '부동산관련 언론보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발제에서 "기형적인 부동산 조세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은 학계의 상식"이라며 "그럼에도 최근 일부 언론은 '세금폭격' '세금테러' 등의 용어를 사용해 가며 상궤에 벗어난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먼저, 최근 부동산관련 보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자극적인 표현의 사용과 사실왜곡을 들었다.

전 위원장은 "평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남 때리기'라고 매도하면서 부동산 부자들의 이해를 열심히 대변해 왔던 보수언론들은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는 동일한 성격의 정책을 두고 서민들의 세 부담 증가, 임대료 상승 가능성 등을 들며 현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초기부터 '무용론'을 펼쳐 '10.29' '5.3' 부동산 대책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제도화를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지난 23일과 24일자에서 각각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아닌 실거래가 4억원의 아파트를 예시하며 세금이 4년 내에 4배 증가할 것이라고 왜곡했는가 하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본방향이 거래세 인하임에도 마치 모든 부동산관련 세액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며 "보유세 강화로 전세값이 뛴다는 것도 일시적인 현상을 일반화로 호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또 일부 언론의 부동산과 관련한 잘못된 의제설정 논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 위원장은 "중앙일보의 경우 19일자에 김경환 서강대 교수의 글을 싣고 △보유세 강화가 집값을 내리는 효과는 단기적이며(1차 효과) △이로 인해 신규 주택공급의 채산성을 떨어뜨려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임대료를 끌어올릴 것(2차 효과)이라고 주장했다"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1차 효과가 2차 효과를 압도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김 교수는 2차 효과를 집중 부각시켜 1차 효과를 평가절하하고 정책 자체의 무용성을 도출하는 논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자칭 '시장주의자'들과 보수언론들은 보유세 강화를 통한 투기 수요 억제는 극력 반대하는 대신 공급확대를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투기심리가 발동해 투기적 가수요를 팽창시키고, 그것이 집값 폭등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공박했다.

***"부동산 문제, 보수는 '기득권 매몰'-진보는 '무지'"**

한편 토론자로 나온 전문가들도 전 위원장의 발제에 대체적으로 동감을 표시하며 언론의 보도태도에 강한 불만감을 나타냈다.

김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정책은 예측 가능해야 하고, 한편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의 부동산 정책은 여전히 제도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고, 그 이면에는 국민을 투기에 동조하도록 만들었다가 다시 비판적 또는 무용론으로 돌변하게 만드는 일부 언론의 객관적이지 못한 보도논조가 도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 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언론은 현 정부 아래 아파트는 300조원, 토지는 500조원의 거품이 생겨나는 동안에도 침묵해 오다가 이제 세금 1조원을 올린다고 하자 호들갑스러운 방법으로 정책 진입을 막고 있다"며 "100점 만점에 30점짜리밖에 되지 않는 8.31 대책을 15점짜리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오로지 아파트 분양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본부장은 또 "진보성향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부동산 가격의 인하를 바라지 않는 관료-학자-언론의 커넥션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며 "이들 또한 이번 기회에 부동산 안정화를 바라는 85% 국민들의 이름으로 제2의 민주화인 경제민주화를 이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기업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국장도 "올 상반기 불어 닥친 부동산 광풍의 원인은 '판교'라는 공급확대 정책 때문이었음에도 보수언론은 줄기차게 공급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은 가격이 계속 상승할 때는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는 공급과잉 때문에 경제 전체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남 국장은 이어 "보수언론이 이처럼 '수급불균형론'에 집착하는 이유는 광고수주라는 자사의 이익과 더불어 부동산 재벌들인 사주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라며 "보수언론이 시장경제를 진정으로 대변하고자 한다면 토지보유세 강화를 통한 토지불로소득 환수로 토지라는 한정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대신 경제에 부담을 주는 다른 세금을 감면해 경제를 활성화시키자고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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