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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품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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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품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에 '곤혹'

<중앙> '檢-警-言' 유착 제기…MBC "억울, 회사차원 대응 검토"

검찰이 'X파일'의 자료 제공자인 박인회(구속)와 최초 입수자인 이상호 MBC 기자를 상대로 대가성 금품 제공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중앙일보가 MBC를 겨냥해 또다른 '검-경-언'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MBC는 금품과 관련한 악재가 잇달아 돌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면 검찰과 중앙일보의 '반격'으로 해석하면서도 여론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기혐의 홍모씨, 일기장에 "금품·향응 제공했다" 기술**

사건의 발단은 18일 한국일보 보도에 이어 KBS와 SBS 등이 저녁 메인뉴스에서 "경찰이 사기혐의로 최근 구속된 홍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3년 1월부터 일기형식으로 작성한 수첩에 검찰 관계자 4명, 경찰 관계자 5명, 언론인 7명 등 모두 30여명의 청탁자 이름과 액수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것을 발견, 또다른 검-경-언 유착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MBC는 당일 메인뉴스에서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이를 19일자에 보도하면서 언론인 7명 모두가 당시 MBC 보도제작국 또는 행정직에 있던 간부·기자, 작가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홍 씨의 청탁을 받고 시사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한 의혹도 일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구체적으로 홍씨가 △2003년 9월 서울 강남의 일식집과 룸살롱에서 MBC 행정직 간부 H씨에게 25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고 △10월에는 또다시 K모 전 보도본부장, K모 보도제작국장 등 4명에게 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베풀었으며 △이후 MBC 본사 앞에서 행정직 간부 H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금품을 전달하는 등 2004년 10월까지 14차례에 걸쳐 모두 3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프레시안>의 확인 결과, 구속된 홍 씨는 네팔의 한 업체로부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인정하는 인력송출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브로커 서모 씨와 함께 평소 본관이 같다는 이유로 친분을 유지해 온 MBC 행정직 간부 H씨를 통해 보도제작국 간부·기자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홍 씨가 이들을 만난 이유에 대해 "보도를 통해 경쟁업체를 탈락시키려 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MBC는 지난해 1월 방영된 <시사매거진2580>에서 청탁업체의 경쟁사를 고발하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MBC 감사실은 18일 자체 감사를 벌여 이들 간부와 기자들이 홍 씨와 접촉한 사실은 있었으나 금품을 받거나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감사실은 그러나 "당시 보도제작2부 소속이던 K모 차장의 경우 프로그램 제작과는 상관없이 홍 씨로부터 100만원을 제공받아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협찬금으로 낸 사실이 있었고, 이는 경찰조사에서도 이미 시인했다"고 해명했다.

***MBC 내부 "X파일 보복 보도" 불쾌**

중앙일보가 MBC를 직접 겨냥해 '검-경-언'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MBC 내부에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구성원들은 이를 X파일 사건에 대한 '보복성' 보도로 인식하고 있다.

보도국의 한 중견기자는 "관련자들이 이미 경찰조사에서 해명을 다 했고, 또 자체 감사를 벌였음에도 중앙일보는 마치 간부들과 기자들이 경찰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등 사건을 부풀리고 있다"며 "일부 기자들은 중앙일보와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순리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명순)은 19일 오전 논평을 내고 "땅에 떨어진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언론인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 마련과 특단의 조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MBC 역시 자체 감사를 통해 비위사실을 철저히 밝혀내야 하고, 차제에 MBC 내부의 곪은 상처를 철저하게 도려내 개혁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또 "중앙일보의 19일자 보도는 한편으로 의도성이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중앙일보가 이번 사건을 MBC X파일 보도에 대한 '맞대응'으로 활용하려는 얕은 수를 쓴다면 다시 한번 국민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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