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X파일' 청와대 보고 시점을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치가 날로 격화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청와대가 2월부터 X파일 보고를 수시로 받아 왔다"며 "대통령이 발표 시기를 고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청와대 조기숙 홍보수석이 나서서 "석고대죄 해야 할 당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고 이에 권 의원이 다시 발끈한 것.
권 의원은 11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청와대의 반박에 대해 "청와대에서 미림 파일의 보고시점과 관련해서 대변인과 대변인 비슷한 분의 발표가 있었는데 하나하나에 대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불쾌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권 의원은 특히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이 "권 의원이 면피 수단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주장한다"고 평한 데 대해 "정보위원회는 여야와 피감기관이 고려해서 여는 것이지 청와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권 의원은 "청와대가 여당과 국정원에 대한 완벽한 통제 권한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청와대 대변인이 언급할 성질이 아니었다"고 비꼬았다.
권 의원은 또 자신에게 '청와대 사전인지설'을 보고했던 국정원 간부를 겨냥한 듯 "국정원이 청와대 보고와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후퇴하고 물러나게 된다면 스스로 개혁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니 만큼 자신들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명심하고 행동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국정원이 문희상 당의장과 여권 일부로부터도 상당한 비판을 받고 청와대로부터도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기에 따라선, 청와대의 강한 반발과 증거부족으로 '사전인지설'에 김이 빠진 상황을 '여권의 압력 행사 탓'으로 무마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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