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X파일'을 언제 청와대에 최초 보고했는지를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의 전면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5개월 전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며 국정원 발표와 관련한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권영세 "국정원, 책임있는 급에서 보고받아" **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10일 "청와대가 2월부터 'X파일'에 대한 보고를 국정원으로부터 받아 왔다"는 주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대통령이 공개 시점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이 보고 받은 시점을 정확하게 집을 수는 없지만 2월 이후에는 거의 녹취록에 나온 단어 수준으로는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정보기관에서 나가는 보고라면 첩보 수준이라 해도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고 삼성과 대선자금, 또 홍석현 대사와 연관이 됐다면 막연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대통령께 당연히 보고됐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시점을 선택하고 있었다는 식의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여권에서 자신의 주장을 부인하며 출처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국정원이 위쪽과 청와대가 다른 입장을 표현하니 내부적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있고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굳이 보고 라인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며 "국정원의 서로 다른 라인에서 구두로 보고를 해 왔다"고만 밝혔다.
권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정치'라는 청와대의 비난에 대해서는 "익명의 제보가 아닌 분명한 보고 형식으로 아주 책임 있는 급의 두 라인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반박하며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한 내용이 문서로 돼 있는 것으로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내용을 공개해야 하고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나라 "국정원 사전보고했다면 대통령 사과해야" **
이에 한나라당은 청와대에 맹공을 퍼부으며 '정치적 음모설' 확산에 주력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이날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이미 2월에 X파일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대통령이 사과할 일"이라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내용으로 보고됐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공세에 가담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몇 개월 전부터 소문이 돌았는데 청와대에서 몰랐다면 청와대는 완전히 정보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며 "당연히 알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X파일' 외 274개 도청 테이프에 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경로로든 내용을 보고받았을 것"이라며 "정치적 음모는 없을지 모르나 정치적 계산은 이미 섰을 것이며 정치적 계산이 섰기 때문에 내용공개도 무방하다는 자신감이 솟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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