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4일 미국, 영국, 한국 등 외국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며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알자와히리는 이날 아랍권 TV 알자지라를 통해 방영된 녹화 비디오에서 최근 런던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테러의 원인은 서방측의 이라크 점령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등 모든 외국군들은 이라크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http://english.aljazeera.net/NR/exeres/41F14605-4546-4EFA-9DFF-41E356B3CBFB.htm)
그는 지난 7월 7일 56명의 사망자를 낸 런던 연쇄테러와 관련, "블레어의 정책들이 런던 중심부의 파괴를 초래했고, 앞으로 더 많은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테러가 알카에다의 소행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의 이라크 참전이 테러의 원인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해둔 것이다.
대부분의 영국국민들은 영국의 이라크 참전이 런던테러의 원인이라고 믿고 있는 반면 블레어 총리 등 영국 정부는 그 관련성을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
알자와히리는 이어 "이제까지 뉴욕과 워싱턴, 아프가니스탄에서 봐 온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당신들이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계속한다면 지금까지의 공포를 모두 잊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공포를 맛보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에 주둔 중인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오사마 빈 라덴께서는 십자군동맹측의 국민들에 대해 수차례 휴전을 제안해 왔다. 당신들이 이슬람땅을 떠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오사마 님께서 말했듯이 우리가 팔레스타인에서와 같은 곤경을 겪고 있는 한, 또 당신들 이교도의 군대가 예언자 모하메드의 땅에서 떠나지 않는 한 당신들은 안전을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우리들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강력하며 최종적이다. 당신들이 우리 땅에서 떠나고, 우리의 석유와 자원에 대한 약탈을 중단하며, 썩어빠진 아랍지도자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는 한 구원은 있을 수 없다."
한편 그는 이라크 점령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별도의 경고를 했다.
"당신들 미국인들이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한다면 당신들은 베트남전에서 맛본 공포를 모두 잊어버릴 만큼 무시무시한 공포를 맛보게 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신들에게 한가지 진실을 숨기고 있다. 그것은 즉각적인 철군 이외에 이라크에서의 곤경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철수가 늦어지면 늦어지는 만큼 희생과 손실은 늘어날 것이다."
"지금 당장 떠나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는 불가피하게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만명의 사망자와 부상자 등 엄청난 손실을 겪은 다음에야 떠나게 될 것이다."
한편 알자와히리의 이번 성명에 대해 블레어 영국 총리는 논평을 회피했다. 반면 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굴복해 중동지역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부시 대통령은 이 같은 위협으로 미국이 이라크 및 중동지역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와히리의 발언을 일축했다.
그는 또 "알-카에다 제2인자의 발언은 이라크전이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이며, 우리가 전쟁 중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준다"며 "자와히리 같은 사람들은 어둡고, 흐릿하며, 퇴보하는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러리스트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미 본토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통상 알자와히리의 발언 후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 정부 등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알자와히리는 지난 6월 비디오연설을 통해 이슬람권 국민들에 대해 평화적 반대시위뿐만 아니라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서방군대를 축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으며 얼마 후 런던테러가 발생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대학의 테러리즘-정치폭력연구센터의 매그너스 랜스토프는 "빈 라덴이나 자와히리가 레이더망에 튀어나올 때 보통 몇 주 내에 어떤 형태로든 행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보기관들은 늘 걱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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