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에 의한 일방적 외교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미 부시 행정부가 다시 한번 중요한 국제조약을 유린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3일(현지시각) 미 국방부가 국제조약에 의해 생산ㆍ사용ㆍ수츨 등이 금지된 대인지뢰의 생산 재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휴먼라이트워치'는 이날 발표된 자체보고서를 통해 미 국방부가 이미 원격조종이 가능한 '스파이더' 등 신형지뢰의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예산 13억 달러를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 미 정부는 오는 12월 생산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ttp://www.hrw.org/english/docs/2005/08/03/usint11568.htm)
미국 정부가 생산재개를 결정할 경우 이르면 2007년부터 신형 대인지뢰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997년 국제대인지뢰금지조약(오타와협약)이 발효된 이후 대인지뢰 생산을 중단해 왔다. 이 조약에는 현재 145개국이 가입돼 있다.
조약 발효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언젠가는 이 조약에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일방주의 외교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의해 이 방침은 철회됐다. 2004년 2월 미 국무부는 오타와협약이 미국에 필요한 군사력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가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후변화협약 가입 거부 등에 이은 또다른 국제협력 보이코트였던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이 이미 대인지뢰의 사용을 재개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휴먼라이트워치는 미군이 지난 5월 원격조정 대인지뢰 시스팀 25세트를 이라크에서 사용하기 위해 미 육군의 최첨단부대인 스트라이커 여단에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론보도에 대해 미 국방부는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미국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대인지뢰 10민개를 매설한 것을 끝으로 대인지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92년에는 대인지뢰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지난 69년부터 92년까지 미국은 전세계 39개국에 560만개의 대인지뢰를 수출했다.
휴먼라이트워치의 무기담당 슽브 구스 국장은 "우리는 지금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대인지뢰 정책이 초래할 쓰디쓴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 이 비인도적인 무기를 다시 생산하고 수출하며 사용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