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직장 이동을 막는 데는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
근무조건이 열악한 한계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다.
영세기업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한계(Marginal) 기업이다.
컨테이너 반 칸에 4명 씩 재우고
하루 한 끼도 안 주는데다
안전장치도 없어서(혹은 있지만 가동을 안해서)
항상 위험하고 더럽고 배고프고 힘들고 월급도 계속 밀리지만
전혀 고칠 생각도 안하는 회사,
이것이 한계기업이다.
외국인들이 당연히 기피해서 1년 계약기간만 지나면 무조건 떠난다.
그래서 사람을 구할 수 없게 된 한계기업 사장들이
"이놈들이 일할 만하면 나간단 말이야."
하고 불평을 쏟아놓은 건데
이걸 노동부가 곧이듣고 3년 계약으로 밀어붙인 거다.
자, 그럼 3년 계약으로 밀어붙이면 외국인이 안 떠나나?
천만에!
더 떠난다.
당장 사람이 죽겠는데 어떻게 견뎌?
합법으로 안 되면 불법을 감수하고라도 떠난다.
당황스럽지!
그래서 떠나지 말라고, 안 떠나고 붙박이로 일한 외국인에게 한국어 시험도 안 보고 다시 들어올 수 있게 당근을 준 거다. 이것이 '성실근무자'에 대한 포상의 정체다.
하지만 그런다고 안 떠나나?
지금 당장 배고픈데 앞으로 4년 10개월 뒤에 먹을 떡 때문에 안 떠나?
떠난다!
따라서 사장들은 그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꿀 방법이 없다.
아무도 안 오니까.
그래서 또 불평이 터져나온 거지!
"외국인들이 저 좋을 대로 가도록 내버려두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같은 '영세기업'은 보호받지 못하는 겁니까?"
이걸 곧이듣고 또 하나의 억지 춘향이 나온 거다.
금년 8월 1일부터
외국인들이 직장을 고르지 못하게 하고,
거꾸로 사장들이 외국인을 고르도록 만든 것이다.
직장 선택의 자유? 외국인 주제에 무슨? 이놈들아, 시키는 대로 가!
예를 들어 아오지 탄광에서 사람을 찍으면 그리로 가야 한다.
여기가 북한인가?
세상에 배울 게 없어서 그런 걸 다 배우나?
앞날이 뻔히 보인다.
불법체류자가 겁나게 늘어날 것이다.
벌써부터 태국인들 사이에선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젠 *불법이 편해."
*불법이 편해 : 불법체류자는 자기가 선택한 공장에 갈 수 있지만, 합법 노동자는 못 간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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