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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는 '내전' 돌입… '미국의 무덤' 되나?

이슬람 청년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문 자폭공격 결심"

이라크 침공 28개월째를 맞고 있는 미국의 곤경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주 수니파 헌법기초위원 2명의 암살로 수니파 대 시아파의 내전 양상이 뚜렷해진 한편 반미 테러는 영국, 이집트 등으로 확산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이라크 임시정부의 수니파 헌법기초위원 2명이 괴한에게 살해되면서 오는 8월 15일까지로 예정된 이라크 헌법안 기초작업은 중단상태에 빠졌다. 72명의 기초위원 중 17명을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위원들이 암살사건에 대한 국제적인 수사를 요구하면서 위원회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이번 암살이 현 이라크 임시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미 점령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수니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전면적인 내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 임시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시아파는 개입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종파간ㆍ민족간 분쟁은 이미 내전 상태로 돌입했다는 게 대다수 이라크인들의 평가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4일 "최근 열흘동안 각 분파간, 특히 저항세력간의 보복살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이라크인들은 내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의 바그다드 특파원 존 번스는 주말판 분석기사 '내전이 일어나도 우리는 알고 있기나 한 건가?(If It's a Civil War, Do We Know it?)'에서 "최근의 폭력사태는 갈수록 분파간 보복살인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수니파 저항세력은 수백명의 시아파 및 쿠르드족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하고 있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내무부와 연계된 일부 시아파 암살특공대들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수니파 성직자 및 지역지도자들을 납치, 살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http://www.nytimes.com/2005/07/24/weekinreview/24burns.html?hp)

번스 기자는 "경찰 복장을 한 시아파 암살특공대가 주로 바그다드 지역에서 수니파 성직자, 지역지도자 등 유력인사를 납치, 고문, 살해하고 있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2주전에는 병원에 입원 중인 수니파 저항세력 용의자 13명이 시아파 경찰특공대에 납치됐으며 이들중 10명은 납치 16시간 후 밀폐된 경찰용 밴에서 질식사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번스기자는 이어 현재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파간 갈등양상은 지난 1980년대 레바논을 완전히 폐허화시켰던 전면적인 분파간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후세인 제거 후 미군은 이라크 내 모든 세력의 적"**

28개월전 미국이 이라크 침공에 나설 당시 전쟁반대론자들은 후세인의 철권통치가 무너지면 다민족, 다종교로 구성된 이라크는 내전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경우 미군은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과 투르크족, 세속파와 이슬람파 등 적대적인 분파들의 공동의 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번스 기자는 지금 그 악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내전상황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미저항을 위해 자살폭탄공격에 동참하려는 이슬람 젊은이들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생한 영국 런던 테러나 이집트 휴양도시 샤름 엘 세이크에 대한 자살폭탄테러는 이러한 경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영국 <인디펜던트>의 전쟁종군기자 패트릭 콕번에 따르면 이러한 반미, 반서방 테러의 급증은 바로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운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문임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24일자 '이라크, 이젠 이길 수 없는 전쟁(Iraq: This is Now an Unwinnable Conflict), http://www.commondreams.org/headlines05/0724-02.htm>

***"테러와의 전쟁이 오히려 테러 불러와"**

콕번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기관은 이라크의 반미 군사저항에 참여하기 위해 국경을 넘으려던 사우디 젊은 300명을 연행해 참여 동기를 조사했다. 2003년 이전 알카에다나 다른 테러조직과 접촉을 가졌던 젊은이들은 거의 없었으며 거의 대부분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보고 그곳에서 순교하기로 결심했다고 대답했다. 또 실제로 이라크에서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한 사우디 젊은이 36명도 비슷한 동기로 반미저항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사우디정부의 주관하에 미국에서 훈련받은 사우디 분석가 나와프 오바이디에 의해 수행됐으며 그는 조사를 위해 사우디 정보관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보고서는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의 국제문제센터(Global Research in International Affairs Center)의 별도 조사에서도 똑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외국인 전사 1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두가 '오로지 이라크 때문에' 반미 무장저항을 결심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테러를 없애겠다고 시작한 이라크 침공이 테러를 훨씬 크게 확산시켜 놓은 셈이다.

한편 이라크 내의 자살폭탄공격은 갈수록 빈번하며 강력하고 집요해지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이라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공격은 500여회. 하루에 1.5회 미만꼴이었다. 그런데 올 7월에는 바그다드에서만 하루에 12회의 자살폭탄공격이 발생한 날도 있었다. 바그다드 중심부 옛 알무타나 공항에 있는 육군 모병소는 지금까지 모두 8차례나 자살폭탄공격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 당한 지난 20일의 자살폭탄공격으로는 8명이 사망했다.

베트남전쟁은 미국의 '수렁'이었다.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무덤'이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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