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알제리 대사와 측근 1명이 21일 백주 대낮에 괴한에게 납치됐다. 이달 들어 이슬람권 외교관에 대한 4번째 공격이다.
이라크 내무부와 알제리 대사관 관계자들은 알리 빌라루시 대사와 측근 아제딘 벨카디가 이날 낮 차를 타고 대사관을 나온 뒤 이라크 경비병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이라크 저항세력은 이집트 대사를 납치한 데 이어 5일에는 파키스탄 및 바레인 대사에게 총격을 가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이합 알-샤리프 이집트 대사는 피랍 5일만인 7일 살해됐으며 유니스 칸 파키스탄 대사는 이웃나라인 요르단으로 대피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이 이슬람권 외교관들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이슬람권 국가들의 대(對)이라크 외교관계 격상 및 지원 확대를 독려하는 미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재건정책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수니파 헌법기초위원, 헌법제정작업 불참 선언-제헌 일정 차질**
한편 이라크헌법기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수니파 위원들은 이날 지난 19일 발생한 수니파 헌법기초위원 2명 피살사건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하며 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15일로 예정된 헌법안 작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니파 위원들은 자신들이 불참하는 동안 기초위 활동을 중단할 것과 자신들의 불참 속에 작성된 헌법안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니파 위원들은 이번 암살사건이 현 이라크임시정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현 정부는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71명의 헌법기초위원 중 수니파 위원 17명이다.
***이라크 보안병력 중 "극히 일부만이" 독자 작전수행 가능-미 국방부 보고서**
한편 이라크 보안병력 중 현재 독자적으로 저항세력과 대적할 수 있는 병력은 "극히 일부(a small number)"에 불과하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이라크 보안병력의 전투능력에 관한 비밀보고서를 인용, 이라크 경찰병력 중 절반은 현재 편성 중으로 작전능력이 없으며, 경찰병력의 나머지 절반과 군 병력의 3분의 2는 미군의 지원을 받을 경우에 한해 "부분적으로만" 저항세력에 대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 보안병력의 "극히 일부"만이 미군 지원 없이 독자적 작전을 펼칠 수 있으며 이라크 군의 3분의 1 정도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저항세력 진압작전을 기획, 실행,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차기 합참의장 피터 페이스 장군이 상원 군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것은 뉴욕타임스는 한 상원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이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부시행정부는 이라크 보안병력이 독자적인 저항세력 진압 능력을 갖춘 연후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이 보고서대로라면 미군의 철수 시한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해 이라크인 대대를 처음 창설한 이후 모두 100개 대대, 17만 3천명 규모의 보안병력 창설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군병력은 7만8,800명, 경찰은 9만4,100명이다. 또 내년 여름까지는 완전무장된 1만4천명 규모의 10개 육군사단을 창설해 이라크 보안병력 규모를 27만명으로 늘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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