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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남미는 ”나는 철새와 뒤뚱거리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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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남미는 ”나는 철새와 뒤뚱거리는 오리”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61>

***브라질 경제지, 아시아-남미경제 비교**

최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고 돌아와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큰소리를 친 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브라질의 유력 경제전문 주간지인 '아메리카 에코노미아'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남미경제를 비교 분석하면서 아시아를 '날아가는 철새', 남미를 '앉아서 뒤뚱거리고 있는 오리'에 비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잡지는"남미와 아시아의 근본적인 경제의 차이는 지난 1950년대부터 생겨났다"며 "당시 아시아국가들은 완제품 수출에 주력한 반면, 남미는 수입대체를 국가경제의 근본으로 삼아 원자재를 팔아 완제품을 사다 쓰는 모순이 오늘날과 같은 남미와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적인 차이를 낳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에코노미아는"이같은 모순된 경제시스템이 남미경제를 망쳐놓았으며 아시아는 21세기에 맞는 초 현대식국가로 바꾸어 놓았다"고 분석하고 "아시아 지역발전은 "flying geese formation"(날아가는 기러기형 경제 모델 )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경제는 V자형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처럼 지난 80년대부터 일본이 앞장서서 주위 개발도상국을 이끌고 날아가는 형태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평가가 얼마 전 오끼나와에서 열렸던 인터아메리칸 개발은행 연석회의 이후여서 일견 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이 확대 해석된 면도 있지만 이 경제지의 주장을 간추린다.

당시 아시아국가들은 일본으로부터 신기술을 받아들여 값싼 임금으로 빠른 기술이전과 활발한 투자를 이용한 생산위주의 경제시스템과 정부주도 수출드라이브가 주효,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아시아국가들은 자국상품의 47% 이상을 전 세계시장에 팔고 있는 동안 남미는 17% 정도의 무역을, 그것도 지역내 국가들끼리의 거래가 주류를 이루는 '우물 안 개구리들' 같은 모양새가 됐다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는 아시아국가들이 수출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치며 활발히 날아갈 때 남미는 앉아있는 오리들처럼 국내문제들에 얽매어 주춤거리며 날아가는 철새들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담겨있기도 했다.

에코노미아는 "최근에 와서 아시아 대륙의 경제는 일본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철새가 앞을 선도하고 그 옆으로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의 국가가 날고 있으며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베트남과 타일랜드, 말레이지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들이 앞선 그룹을 열심히 따라 날아가고 있는 형태"라고 표현했다.

이 기사는 또 "인도가 현재는 낮고 천천히 날고 있으나 순식간에 앞서가는 철새 그룹을 추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과 인도에게 후한 점수를 매겼다.

에코노미아는 이어 남미와 아시아의 차이점은 교육과 투자에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국가들은 높은 교육을 받은 노동자들로 인해 첨단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 반해 남미는 노동자들의 낮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이들 국가들이 내놓는 신제품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시아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는 동안 남미는 천문학적인 인플레와 외채, 노동쟁의 등으로 시간만 보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남미와 아시아지역은 확실히 구분된다고 이 기사는 밝혔다. 아시아지역은 자국 국민들의 예금으로 산업투자에 기초를 둔 반면 남미는 해외투자가들의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코노미아는 또 남미지역국가들이 형식적인 지역통합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아시아국가들은 민간기업주도의 지역별 투자와 기술이전으로 국가경쟁력을 상호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는 이제 군사독재체재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정착시켰고 고직적인 인플레를 잡아 외채에 대한 국가부담을 줄여가는 중이며 해외투자가 증가하고 있어 날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비상중인 아시아국가들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곁들이기도 했다.

섬유로 시작해서 화학제품, 자동차와 철강, 선박, 그리고 IT산업으로 세계를 주름잡던 아시아의 선두그룹국가들이 최근 지난날 역사의 지역적인 파워게임에 휘말려 서로 반목하고 있어 오랜 경제적인 협력관계가 금이 가고 있다고 평가한 에코노미아지는 "우리는 계속해서 이들 아시아국가들이 날아가는 것을 바라만보는 뒤뚱거리는 오리신세에 머물 것인가"라는 글로 끝을 맺고 있다.

유럽동화 속의 우화처럼 미운 오리새끼 같았던 서방세계의 천덕꾸러기 남미경제가 한 마리의 백조가 되어 비상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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