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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우리도 핵기술 개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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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우리도 핵기술 개발하겠다"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58>

미 백악관을 향해 연일 초강력 미사일(미국에 대한 독설의 현지언론 표현)을 쏘아대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번에는 핵개발에 뛰어들겠다고 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알로 프레지덴테’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우리도 핵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 이란과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차베스는 “우리의 핵개발프로젝트는 민간차원의 핵에너지 개발과 의료분야 등 인류평화와 발전을 위한 것” 이라며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베스는 “미국은 현재 수천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차대전 당시 일본을 향해 핵 공격을 감행한 전력이 있다”며 핵무기 개발 의도를 은연중에 내비치기도 했다.

차베스의 남미 공동 핵개발 프로젝트 소식이 전해지자 아르헨티나 국립원자력연구소와 국가원자력에너지위원회 등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아르헨티나 국립원자력연구소의 한 관리는 “핵에너지 개발을 위해 남미가 협력하는 것은 남미발전을 위해 유익한 일이며 이 분야에 아르헨티나의 축척된 기술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차베스의 이번 발표가 특별히 관심을 끄는 건 이란으로부터 핵기술을 배우겠다고 공개한 점이다. 이란정부는 지난 주 우라늄 재처리 계획을 발표하여 유럽연합 국가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었다. 이란은 이미 상당수준의 핵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차베스 역시 이란의 핵개발계획에 동참,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란의 모하메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로 공식초청, 양국 정상이 경제와 기술분야에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차베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과 정치ㆍ경제ㆍ에너지 협력체제를 밀접하게 구축하고 있어 여러 면에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차베스의 이번 발표를 두고 남미 현지언론들은 ‘차베스가 미국에 정면 도전을 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의 오일달러로‘핵 기술 구매도 가능’**

이곳 언론들은 세계 5위의 원유수출국이자 자국 에너지 수요의 75%를 수력발전으로 충족시키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핵에너지 개발 의지는 단순히 핵에너지 개발차원이라기보다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하루 1백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는 중동사태 이후 미국최대의 원유공급국가이기도 해 미국으로서는 차베스의 반미행보와 거침없는 독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차베스는‘알로 프로지덴테’프로 말미에서 지난주 미국에서 체포되어 정치적인 망명을 요청한 반 카스트로 인사인 루이스 포사다 까릴레스의 신병을 베네수엘라에 인도하지 않으면 미국과 단교도 불사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차베스의 이런 반미 목소리와 핵개발 의지 천명 등은 자국 내 정치문제와 자신의 실정을 호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인 제스처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야당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어 베네수엘라 국내에서도 이 문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한 민감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차베스의 남미 공동핵개발 의지 천명을 브라질은 일단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브라질 과학에너지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브라질정부는 아직까지 베네수엘라로부터 공식적인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고 밝히고 “(만일 그런 제안이 오더라도) 이란이 참여하는 이런 위험한 핵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리는 또 “우리 정부는 국제관련기구의 감독이 없는 일체의 핵 개발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련기관 전문가들은“차베스의 의도는 브라질과의 기술적인 협력보다는 넘치는 오일달러로 해당분야의 기술을 사들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해 차베스의 핵기술 개발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사진: 베네수엘라의 한 TV프로에 출연 ‘핵개발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
까데나 글로벌.

국내문제 호도를 위해 반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 까데나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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