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오다 보니 사람의 사주(四柱)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체질이고 어떤 병에 걸리기 쉬운지, 용이하게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명리학 서적들에도 어느 정도 사주와 건강에 관한 내용들이 실려 있지만, 필자는 오랜 연구를 통해 그보다 훨씬 깊고 세밀한 경지가 있다는 것을 체득하게 되었다.
먼저 최근에 있었던 예를 보기로 하자. 1980년에 출생한 한 남성의 사주이다.
연 경신(庚申)
월 무자(戊子)
일 갑오(甲午)
시 신미(辛未)
필자를 찾아와 상담했던 분의 아드님이었다.
일견 신경증세가 있겠구나 싶었지만, 이런 얘기를 필자가 먼저 하는 법은 거의 없다. 사람의 운명을 놓고 상담하는 사람은 언제나 한마디 말을 조심하고 삼가야 하는 법이기에.
그러나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부모님들이 먼저 자녀의 증세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정신신경 질환이 있고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도 편하게 말문을 열었다.
우선적으로 지난 1996년에 아드님에게 어떤 신상 변동이 있었는지 하고 물어보았더니 그 대답이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필자는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젊은이의 사주를 보면 동짓달에 태어난 갑목(甲木)이다. 당연히 화기(火氣)가 있어야 하는 사주인데 다행히도 태어난 날의 지지(地支)에 오화(午火)가 있고 또 그를 지켜주는 미토(未土)가 시지(時支)에 있다.
하지만 천간(天干)의 기운들이 경금(庚金)과 무토(戊土), 그리고 신금(辛金)이라 성격상 작은 일에도 집착하고 또 그로 인해 상당한 강박관념을 지녔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사주 구성은 운에서 자(子)와 축(丑)을 만나면 신경쇠약이나 우울증에 걸리게 되어있다. 자수(子水)가 일지(日支)의 오화(午火)를 충(衝)하고, 축토(丑土)가 시지(時支)의 미토(未土)를 충하면 사주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6년은 병자(丙子)이고 1997년은 정축(丁丑), 연운(年運)의 지지(地支)가 자수와 축토였기에 필자는 그 해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물었던 것이다.
게다가 습하고 추운 캐나다로 유학을 보냈으니 증세는 가일층 심해졌을 것이다. 아들 잘 되라고 보냈던 유학이 전혀 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이니 이런 사실을 그 부모님들이 깊이 이해하면 얼마나 상심(傷心)이 될까 싶었다.
이 젊은이는 그러나 내년 병술(丙戌)년에 가면 급격하게 호전될 것이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모두 뜨겁고 건조한 기운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침구 치료로 심포경과 심경, 폐경과 간경을 다스려주면 빠른 시일 내에 호전될 것이다.
근원적으로 겨울에 태어난 사람은 불의 기운이 약하기 쉽다. 모든 사람이 일률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앞서의 젊은이 같은 경우 불의 기운이 다소 약하기에 그런 신경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인체에서 화기(火氣)가 약하다는 것은 대뇌 활동과 특히 신경조절 작용이 약하다는 뜻이 된다. 인삼을 복용해도 붉은 색의 홍삼(紅蔘)이 좋을 것이며, 계피나 마늘, 생강, 부자와 같이 온기를 강화시켜주는 식품들 또한 큰 도움이 된다.
생년월일시에 따른 사주는 무려 112만에 달하는 경우의 수가 있다. 최근 한방에서는 사상의학이니 팔상의학이니 그리고 오운 육기니 해서 체질을 통해 병을 미리 예방하고 또 치료하는 사조가 유행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런 체질 의학은 다소의 위험성이 있다.
어디까지나 환자의 상태를 잘 관찰해서 처방을 하고 치료를 해야지, 자칫 일률적으로 처방하면 그 부작용이 심대할 것임은 자명한 이치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주만도 112만 가지나 되며, 거기에 더하여서 그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이나 풍토도 고려해야 하기에 체질론은 잘못 운용될 경우 도그마나 독단이 되기 쉬운 것이다.
필자는 그간의 연구를 통해 암에 걸리는 사주와 체질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에 축적된 임상 실례를 통해 사주를 통해 무슨 암에 걸릴 수 있는지를 금방 알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자의 컴퓨터에는 암에 걸린 사람들의 사주와 병명, 경과가 엑셀 파일로 엄청 저장되어 있다.
그러니 암에 걸리지 않을 사람들의 사주 또한 알 수 있는 것이다. 암을 현대의학에서는 대개의 경우 불치의 병으로 여기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상당수의 암 환자들이 한방 고수들의 치료로 완치되는 것을 지켜봤기에 하는 얘기이다.
암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좀 더 하기로 한다.
재작년 여름에서 가을, 그러니까 2003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필자는 명리학을 배운 제자에게 지금쯤 갑상선 암이 엄청 발병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해 주었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서 그 제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바로 그 어머니가 갑상선 암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갑상선 암에 걸린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의사들이 큰 곤욕을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8-9월에 발병했지만, 증세는 좀 있어야 나타나는 법이니 그 해 말에서 2004년 초에 환자가 밀려든 것이었다.
왜 그런 것일까?
2003년 가을은 계미(癸未)년 경신(庚申), 신유(辛酉)월이다. 그 이전 7월이 기미(己未)월이니 계미년의 계수(癸水)가 지지의 미토(未土)와 기미(己未)월의 기토와 미토로부터 상극을 받아 체내 호르몬 실조(失調)가 오고 아울러 경신, 신유의 금기(金氣)로부터 공격을 받아 갑상선에 이상이 많은 발생한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상보다 갑상선 기능이 약한 사람들이 그 부위에 암이 대거 발생한 것이다.
암(癌)이란 질병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발생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병이다. 우리 인체는 단세포 동물 시절부터 수 억년간을 진화해오면서 엄청난 자기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60세까지는 건강하게 살도록 되어있는 것이 우리 몸인데, 그런 병이 생긴다는 것은 바로 사람의 타고난 체질은 물론 성격이나 환경 요인까지 연관지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가령, 금년의 경우를 따지자면 특히 이번 5월, 을유(乙酉)년 신사(辛巳)월이 또 흉한 달이 되고 있다.
이 달의 경우, 을목(乙木)을 신금(辛金)이 상극하고 지지의 기운들이 유(酉)와 사(巳)이니 담낭과 췌장에 이상이 많이 생기고 있을 것이다.
아울러서 옆구리가 결리거나 등판 근육을 포함한 근육 마비나 경련과 같은 일체의 근육계 질환이 빈발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간과 담, 췌장과 같은 장기에 상당 수의 사람들이 암에 걸리게 되어 올 가을이면 또 다시 병원에는 유사한 환자들이 쇄도할 것이다.
이처럼 해마다 잘 발생하는 병이 있다. 그리고 그 병은 나라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리한다. 지역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심장병이 영국이나 미국에서 무서운 병이 되는 것도 그 지역이 수기(水氣)가 강한 곳이라 화기(火氣)인 심장 기능을 눌러서 그런 것이고, 따라서 정신병도 유난히 많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화기(火氣)가 제법 강한 지역이기에 정신병원은 영 돈이 안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의 대표적인 병은 위장 질환이니 소화제가 가장 잘 팔리는 나라인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갑목(甲木)의 나라이기에 토기(土氣)를 상극하여 위장 질환이 많은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을목(乙木)의 나라이니 위장병도 많지만 특히 신금(辛金)의 기운이 들어올 때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이 이른바 ‘오십견’으로 대표되는 어깨 통증이다. 이는 일본이 우리보다 습하고 열이 많은 곳이라 습열(濕熱)이 어깨에 들어가 견비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신 우리에게는 간(肝)의 열이 치밀어 오르는 바람에 생기는 이른바 ‘화병’이 많은 나라이다. 한국인으로서 나이가 30이 넘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등에 간(肝)이 위치한 부위가 모두 부풀어 올라있다. 모두 간기(肝氣)가 울결(鬱結)되어 있는 것이니, 한국인은 증세의 정도는 다르나 모두 화병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급한 성격 탓이라 하겠다.
사주와 질병에 대해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다음번에 좀 더 해보기로 하겠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