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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MBC사장, “언론위기, 신문에서 방송까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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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MBC사장, “언론위기, 신문에서 방송까지 번져"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 “냉전적 봉쇄 관계 개선해야”

초대 언론노조 위원장으로 공영방송의 사장이 돼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최문순 MBC 사장이 취임 50여일만에 첫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신문사에서 시작됐던 위기감이 공중파 방송사로까지 번졌다"며 '언론의 위기'를 강조해 주목된다.

***최 사장 “경쟁력 회복해야 개혁도 가능”**

최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시종일관 “MBC를 비롯해 모든 언론사들이 경쟁력을 회복해야지만 개혁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애초 신문사에서 시작됐던 위기감은 공중파 방송사로도 번져 이제는 모든 언론계가 생존권을 걱정해야할 시기가 됐다”며 “이는 단순히 국내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고,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생존을 위한 물적 토대를 갖추는 것이 바로 언론개혁의 과제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이어, 현재 MBC가 직면한 문제점을 △계속되는 뉴미디어의 등장 △대자본의 공세 △통신사업자들의 방송시장 진입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최 사장은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도 이제는 ‘올드 미디어(old media)’에 속할 정도로 공급·소비·시장의 분할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MBC는 대자본으로 무장한 외주제작업체들의 공세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붕괴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고, 여기다가 콘텐츠 배포망과 생산 자본까지 갖춘 통신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MBC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최 사장은 △복합사업 추진 △방송사간 연대와 융합 △새시장 개척 △수용자에게 보다 가깝게 접근하려는 노력 등 제시했다.

***“스스로 권력이 된 언론, 이젠 겸손해져야”**

최 사장은 이와 함께 언론계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호존중의 풍토 조성과 함께 진보-보수로 나뉜 '냉전적 사고의 틀' 또한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사장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기자 또는 PD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이를 따라갈 수는 없는 문제”라며 “따라서 언론계의 연대와 화합은 이념의 문제를 넘어 생존을 위한 선택이고, 이를 위해선 우선 언론사 사이의 냉전적인 봉쇄관계를 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사장은 이어“지금까지 언론계는 ‘한국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보-보수로 나뉘어 크게 대립해 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론사 경영자들은 정치권,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에게 떠넘겨왔던 자신들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풀어 나가야 하고, 나아가 신문협회와 방송협회도 본래의 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또 “언론사들이 냉전적인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스스로 권력화 했기 때문”이라며 “언론은 지금이라도 권력투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포기하고 보다 겸손해져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 사장과 기자들 사이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위기탈출 모색”**

- 최 사장 취임 뒤 주요 임원들의 연령이 크게 낮아졌다. 고위직이었던 유휴인력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전문직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12개의 전문직을 만들기로 했고, 이사회의 의결과정도 마친 상태다. 사실 외국의 언론사들은 우리처럼 조직 구조가 수직적이고 세분화돼 있지 않다. 기존의 국장·부장급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해서는 안된다. 사장도 어찌 보면 팀장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부장·차장들에게 전문 경영인으로 갈 지, 아니면 계속 기자 또는 PD로 남아있을 지의 여부를 선택하도록 할 생각이다.”

- MBC 위기탈출의 방안으로 ‘복합사업’을 제시했는데, 무엇을 의미하나.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말한다. 당장 20일 중국지사장을 발령 낸다. 곧이어 일본지사도 설립하고, 동남아에도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MBC의 수익구조는 95%가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수입을 20%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겠다.”

- 사장 선임을 둘러싼 강릉MBC의 문제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강릉MBC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매번 사장 선임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돼 왔다. 지방계열사의 경우 강릉·목포·제주MBC 등에 소액주주들이 있다. 법에 따라 이들의 권리가 보장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주주의 권한을 훼손할 때는 방어차원에서라도 다소 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갈등은 해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더 이상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강릉MBC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인사를 개방할 생각은 없나.
“인사개방은 사장 공모 때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도 약속했던 부분이다. 아직 추진이 미흡한 실정이지만 이를 계속 검토해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지방계열사의 통·폐합 등 광역화 문제는 어느 정도 진척이 돼 가고 있나.
“광역화를 해 나간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어느 시기에 이를 추진할 것인가만 남아있다. 지방계열사의 광역화는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 기득권을 내놓자는 말이다. 팀제의 도입도 이의 일환이다.”

- 일부에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 일산 제작센터 건립, 상암동 DMC 입주 등 굵직한 투자계획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계획인가.
“모두 6천억여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원 조달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는 않겠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 반드시 이익을 발생시키도록 하겠다.”

- MBC가 계속 자회사를 늘려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개인적으로 자회사를 늘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자회사를 늘리는 것은 언론계 전체를 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자회사들도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본사를 황폐화시키는 등 부담이 될 소지가 높다고 본다.”

- DMB 도입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경쟁관계인 통신사업들과도 계속 제휴를 해나갈 생각인가.
“그들과의 줄다리기는 아직 진행상태다. 현 시점에서 제휴를 한다, 안한다로 잘라 말하기 곤란하다. 쉽지 않은 문제다. 통신사업자들에 대한 대응은 다른 방송사들과 연대해 풀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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