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부시가 있다. 동요하지 말라"는 주장을 해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던'새역사교과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지난 10일 강연회에서 새역모의 부회장이 매주 일본대사관 앞에서 몇년째 일제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북한 공작원'으로 매도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새역모 부회장 "시위하는 종군위안부들 진짜 아닌 북한공작원들"**
이같은 사실은 KBS <시사투나잇> 제작진이 단독 촬영한 지난 10일 도쿄 분교(文京) 대강당에서의 새역모 강연회 실황을 11일 밤 공개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새역모 강연회는 당시 도쿄 경시청이 한국 언론의 취재를 불허한 탓에 구체적인 강연 내용이 전해지지 않았으나, 제작진은 이번에 '오세키 겐'이라는 일본인의 도움으로 단독 촬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 <시사투나잇>은 '단독공개-광기의 현장, 새역모 도쿄 강연회'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이날 강연회에는 야기 히데츠구 새역모 회장, 후지오카 노부카츠 부회장, 코우모리 요시히사 <산케이신문> 워싱턴 주재 편집위원 등 내로라하는 우익 인사들이 패널리스트로 나섰다"며 "이 가운데 다쿠쇼쿠(拓殖)대학 교수인 후지오카 새역모 부회장은 강연도중 국내 종군위안부 여성들을 향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KBS 촬영 화면에는 후지오카 부회장이 "지금 한국에서는 종군위안부들이 정기적으로 일본 대사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짜 위안부가 아니라 북한의 공작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저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망언을 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져 있었다.
후지오카는 또 "반일감정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일본인은 오히려 더 진실을 알아가게 돼 한국인들은 역풍을 맡게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로 아무리 떠들어도 한국의 주장을 믿을 일본인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극언했다.
후지오카는 이밖에도 친일행각을 벌여온 다쿠쇼쿠 대학 국제개발학부 오선화 교수를 별도로 소개하며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으로서 갖은 협박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들의 교과서 운동을 계속 지원해 주리라 믿는다"고 극찬했는가 하면, 자민당내 의원들이 자신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 또한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의 오선화 교수는 <반일·친북 한국의 폭주>라는 책을 써내는 등 그동안 일본에서 친일행각을 벌여온 대표적 한국계 친일파로 원래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하기로 하고 새역모 홈페이지에 이를 게재하기까지 했었으나,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막판에 이를 취소했다.
***후지오카, 후소샤 역사왜곡교과서의 이념적 지주**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북한 공작원'이라고 터무니없이 매도한 후지오카(62) 새역모 부회장은 현재 일본 극우지식인들의 집결지인 다쿠쇼쿠(拓殖)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며, 1996년 새역모 창립때부터 이를 이끌어온 대표적 일본극우다.
후지오카는 전후 일본의 평화 역사교육을 '자학사관'이라고 규정한 뒤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는 역사>(후소샤 간) 1~4권, <오욕의 근-현대사> <자학사관의 병리> <NO라고 말하는 교과서> 등의 저서를 통해 이념적으로 후소샤 역사교과서 왜곡을 진두지휘해온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후지오카 발언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년째 일제의 사과를 요구하며 매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정면으로 모독한 망언으로, 앞으로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새역모 "8월까지 채택률 10%이상으로 끌어올릴 것"**
이밖에 이날 방영분에서 평론가인 야기 히데츠구(70) 새역모 회장은 △후소샤 교과서는 자학사관에 빠진 다른 교과서들과 달리 일본인의 자부심을 심어줄 유일한 교과서이고 △현재의 공민교과서는 좌익 시민단체의 삐라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며 △특히 후소샤 교과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고 찬양 일색의 발언을 쏟아냈다.
다카모리 아키노리 타쿠쇼쿠 대학 교수는 강연회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올해)8월말까지 우리의 역사교과서와 공민교과서 채택률을 10%이상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야말로 일본이 앞으로 다시 서느냐, 서지 못하느냐의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라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 교과서를 전해주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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