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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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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고 있나요’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47>

***‘이민 2세들의 방황과 고민 담은 영화’Do U cry 4 me Argentina’만든 배연석 감독**

‘이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부모의 손에 이끌려 고향과 친구, 그리고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라는 전혀 생소한 나라로 와야 했던 이민 2세들의 방황과 고민,그리고 탈선을 그린 영화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화제가 되고 있다.

‘Do U cry 4 me Argentina(아르헨티나, 나를 위해 울고 있나요)’라는 한인 2세가 만든 디지털 영화가 다음달 12일 열리는 제7회 Bs.As.국제독립영화제의 아르헨티나 신인작품 경쟁부분에 출품됐다.

아르헨티나 현지영화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영화는 아르헨티나 교민 1.5세대인 배연석씨가 제작ㆍ감독을 했다. 이미 미국 이민사회에서는 한인영화인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아르헨티나 한인가운데 영화인이 태어나기는 배씨가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이민 1.5세대인 배 감독의’Do U cry 4 me Argentina’가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에 출품됨에 따라 이 영화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독립영화제들의 초대가 줄을 이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교민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서 이민을 온 세대를 1.5세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세대를 2세대라고 부른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아르헨티나식 교육과 아르헨티나문화에 젖어 살아온 이민 1.5세대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과 방황을 그린 이 영화는 해외에서 방황하는 있는 우리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이 영화의 출연진들은 모두 기성 배우들이 아닌 한인 교민 1.5세들로 이루어졌다.

모두가 그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체험적인 스토리들을 픽션을 가미한 현실적인 모티브를 카메라에 담았다. 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한인 1.5세대들이 이민이라는 갇힌 통 속에서 벗어나고픈, 어쩌면 한국인도 아르헨티나인도 아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배 감독은 ”이민1세들의 돈에 대한 강박관념이 2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다루고 싶었다”며 “우리 세대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성세대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Do U cry 4 me Argentina’의 출연진은 한인 젊은이들이 40여명에 현지인이 20여명쯤 된다. 2년만에 완성된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102분이다.

화제의 영화를 만든 배연석(31)씨는 지난 1986년 열두 살 때 아무것도 모른 채 부모의 손에 이끌려 아르헨티나로 왔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민 5년 만에 일본으로 재이주를 했고 배씨는 아르헨티나에 혼자 남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방송전문대를 졸업,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덕션에서 영화인으로서의 꿈을 키웠다.

“이민을 와 외국에서 성장하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2세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 작품이 기성세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솔직히 겁부터 난다”는 배 감독으로부터 Do U cry 4 me Argentina’를 만들게 된 배경설명을 들어보자.

“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다룬 영화를 만든다는 건 ‘이민’이라는 뻔한 소재와 거기에 따르는 갈등과 고통을 다루는 것이 어쩌면 식상하기까지 한 주제라 생각한다.

영화를 꿈꾸는 나로서 첫 영화의 주제를 택하는 과정이 어쩌면 이민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계에 부딪친 나의 모습이기도 했고, 그것이 나와 같은 1.5세대들이 모두 다 꿈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 꿈을 이루기엔 넘어서야 할 벽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부터 그 벽을 한번 깨보자고.

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은 너무도 열악했다. 우선은 제작에서부터 캐스팅, 기술적인 파트까지 모든 걸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나를 비롯해서 배우, 스탭 모두가 영화는 처음으로 해보는 초짜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가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건 상황은 초보지만 마인드만은 프로라는 자기 최면의식 같은 것이었다.

영화포맷을 디지털로 택한 후부터 많은 연구에 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디지털의 장점은 제작비의 한도에 있는 한 촬영을 맘껏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다른 필름영화보다 더 많이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 해놓고 컷 수가 다른 영화보다는 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장르 또한 애매모호한 영화를 만들기로 작정했다. 드라마도 코미디도 액션도 다큐멘터리도 뮤지컬도 아닌 보는 사람들에겐 조금은 생소한 그러나 어떠한 경계선에 있는 듯한 나름대로의 새로운 짬뽕장르, 그리고 그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감각과 재능을 한 영화에 다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상징적인 의미로서 "꿈"에 관한 영화이다.

비록 영화에서 비추어지는 인물들의 상황이 혼동과 고통에 못 이겨 처절히 타락해가고 삶을 포기해 가는 설정이지만, 역으로 난 그런 불행함을 통해 "꿈 과 희망 "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 나의 꿈을 이루고자 U턴 방식(이 말은 나만의 표현이다)을 택한 것이 내인생의 반전이라고 생각해서이다.

영화 제목 중 You를 U로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며, 너(You)라는 의미는 되돌려(U) 나(Me)를 비추고 있다는 숨은 의미도 포함 되어 있다.

만약 이미지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분명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가 탄생 했겠지만.. 나만 보고 만족해 하는 영화를 만들기는 싫었다. 또한 이 영화를 계기로 계속 영화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도 있기에 사람들이 보고, 이해하고, 공감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상황과 설정은 오버하더라도 최대한 대사만큼은 부풀림 없이, 가식 없이 인물들에 반영되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영화 속의 상황과 인물들의 심적인 묘사들을 "띠나"라는 인물의 바이올린 연주와 음악을 통해 보여주기로 했고, 결국엔 이미지와 대사가 반반 섞인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픽션과 논픽션에 대한 갈등이었다.

영화 속의 인물들이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거울 같은 모습이었다. 이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 또한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믿기 힘든 끔찍한 상황 속에 유머가 첨가되었고 있을 법한 뻔한 이야기가 오히려 오버 되는 것에 대한 무력한 나의 결정력이 첨가되었다. 또한 영화 속에 벌어지는 나쁜 사건들을 실제로 직접 경험했을 피해자들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올라 이 부분을 영상화하느냐를 놓고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 영화는 분명 이민에 관한 영화이다. 그러나 또한 이민에서 벗어나고픈 2세대들의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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