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로 임명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15일자에 고별사를 싣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모든 공식 직책을 사임했다. 홍 회장은 고별사에서 중앙일보를 떠나는 심경을 “집을 떠나 무거운 짐을 지고 낯선 세상으로 나아가는 심정”이라고 표현했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9인 이사회’ 구성**
이에 앞서 중앙일보는 홍석현 회장이 15일자로 주미대사에 공식 임명됨에 따라 14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에 권영빈 현 부사장을, 또 대표이사 사장 겸 인쇄인에 송필호 현 부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중앙일보는 권 사장이 지면을 총괄하고, 송 사장이 경영을 책임지는 ‘쌍두마차’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중앙일보는 이와 함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되는 개편 이사회 명단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는 “이사회는 앞으로 중앙일보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는 위상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권영빈·송필호 사장을 비롯해 문창극 논설주간, 김수길 편집국장, 기노창 상무(이상 사내이사), 이홍구 고문,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한상호 김&장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상 사외이사) 등이 참여하게 된다. 이사회 의장직은 한때 회장직 계승 소문이 나돌았던 이홍구(전 국무총리) 고문이 맡았다.
중앙일보는 “이사회는 분기별로 회의를 열어 중앙일보의 경영과 제작에 관한 주요 정책이나 방향을 토의·심의하게 된다”며 “이같은 이사회 운영방향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 선진 언론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이사회 개편과 편집·경영 책임자들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가장 먼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노조측과의 임금교섭을 해결하기 위해 바짝 고삐를 죌 전망된다. 중앙일보는 현재 사원들의 정기승급분과 기본인상분 등을 연봉에 반영하지 않아 임금체불을 둘러싸고 노조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노조는 오는 18일 대의원 연수를 통해 임금교섭 전술을 다듬을 계획이다.
***홍 회장 “양극화·남북문제 해소 힘 보태고자 공직 수락”**
한편 홍 회장은 15일자 중앙일보에 게재한 고별사를 통해 “그동안 신문 경영에서 얻은 작은 식견과 세계신문협회 회장으로 봉사해온 국제적 체험이 만의 하나라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극심한 양극화의 깊은 구렁을 메우는 힘이 되고, 또 금이 간 민족 공동체와 외교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티끌만한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미대사직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어 “한동안 저의 부임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지만 지금 저는 집을 떠나 무거운 짐을 지고 낯선 세상으로 나아가는 심정”이라며 “제가 진 짐에는 우리 국민 모두의 염원이 담겨 있기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제가 가진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 저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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