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안지 대필, 교사자녀 위장전입 등의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사립 중·고교의 각종 비리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교육·시민단체들이 오는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지난해 국회 통과가 무산됐던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을 재차 벌이기로 해 주목된다. 이들 단체들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다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법 통과 무산시킨 정치인은 추방운동 펼칠 터”**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모두 45개 교육·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적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사학국본·상임대표 박경양 참교육학부모회장)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월 임시국회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사학국본측은 “최근 성적조작과 편·입학 비리에 이르기까지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는 끝날 줄을 모르고 있지만 위정자들은 여전히 거짓말로 우리 아이들의 꿈을 빼앗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기는 지난만큼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이 민주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만약 정치인들이 이 마저도 외면한다면 결연히 그들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정치권 추방운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치권을 향해서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상생’이라는 허울로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야합’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 또한 뒤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들의 당론을 내놓고 국민들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경양 상임대표는 “사립학교의 부정비리가 연일 폭로되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사학법개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당리당략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며 “이에 사학국본은 정치권이 약속했던 대로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되도록 협조할 것을 당부하며, 이 또한 어긴다면 어느 때보다도 매서운 교육·시민단체들의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숙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각 당 대표 집 앞 1인 시위·부패사학박람회 등 계획**
한편 사학국본측은 2일 국회 앞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3일 국회 앞 집회, 4일 3대 개혁입법 쟁취 공동기자회견 등을 펼치며 투쟁의 수위를 점차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사학국본측은 설 연휴 이후인 14일부터는 열린우리당 임채정·정세균, 한나라당 박근혜·김덕룡 등 각 정당 지도부의 집 앞에서 새벽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1인 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또, 14일부터는 국회 앞에서 매일 집회를 개최하고, 20일에는 사학법개정을 촉구하는 교사대회와 범국민대회 등을 잇따라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16일부터 20일까지는 전교조 사립위원회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전시실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에서 별도의 ‘부패사학박람회’도 열 계획이다.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사립학교는 엄연히 우리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지만 사학 경영자들은 지금도 사학을 마치 사유재산인 것처럼 말하며 국민의 교육권과 교사들의 교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 썩은 내용물을 포장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제도적 절차라도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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